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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꿈-추억 버무린 ‘임태경 생쇼’ 갑니다”

입력 | 2008-02-28 02:55:00


■ 첫 단독 콘서트 여는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공연의 주제는 ‘저’입니다. 무대에서 철학 꿈 아픔 추억 등을 오로지 음악으로 표현해보고 싶어요. 한마디로 말하면 음…. 임태경 ‘생쇼’라고 할까요.”

팝과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35)이 첫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그는 3월 8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콘서트 ‘The 1st’를 연다. 2004년 첫 음반을 낸 지 4년 만이다. 단독 콘서트가 데뷔 시기에 비해 늦었지만 첫 무대를 세종문화회관에서 한다는 게 이례적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KBS ‘열린음악회’ 녹화 현장에서 만난 그는 “가수는 관객과 소통하는 직업이고 무대는 소통 창구”라며 “그런 기회를 혼자만의 무대에서 맛본다니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KBS 1FM 라디오 ‘세상의 모든 음악’의 DJ,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예수, ‘스위니 토드’의 ‘안소니’ 역까지…. 최근 그의 활동을 보면 ‘크로스 오버’의 이력이 흥미롭다.

“뮤지컬과 콘서트 무대는 문법이 다른 것 같아요. 뮤지컬은 공동 작업이어서 배역이나 청중과의 호흡이 뭔지 깨닫게 해줍니다. 콘서트는 혼자 무대를 꾸미기 때문에 스스로 무대를 좌우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고요. 아울러 라디오 진행은 퍽 위험한 일이죠. 청취자들은 밥 먹었는지, 감기 기운이 있는지를 귀신같이 알아내요. 발가벗겨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는 공부도 공학과 성악을 넘나들었다. 그는 서울 예원중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스위스로 혼자 유학을 떠나 일반 고등학교를 나왔다. 공대 출신이 많은 집안의 영향을 받아 대학은 미국 우스터폴리테크닉대에 진학했고 ‘생산공학’ 전공으로 석사를 마쳤다. 복잡한 수식과 논리로 설명되는 공학과 음악의 감성은 다른 세계가 아닐까. 그러나 그는 오히려 “수학과 성악은 상호 보완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소리 안에 담긴 수학적 패턴을 읽는 데 공학이 도움이 돼요. 공학도 사람을 이롭게 하는 학문인데 거기에 감성이 배제되면 삭막하죠. 음악은 제게 그런 감성을 키워줘요. 무엇보다 실험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피아노를 쿵쾅거리며 풀 때, 그 기분은 말로 못하죠.”

직업이나 전공 등 삶에서 ‘크로스오버’를 실행하는 그에게 무엇이 주업인지 궁금했다.

“모든 것은 음악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죠. 제 경력은 음악을 하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1집 ‘센티멘탈 조니’ 수록곡을 비롯해 MBC 드라마 ‘주몽’에 삽입된 ‘처음 그때처럼’, SBS 드라마 ‘로비스트’의 ‘운명’ 등을 들려준다. 02-522-9933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