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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석 靑수석 내정자 제자논문 표절의혹 논란

입력 | 2008-02-22 02:56:00


같은 데이터 활용… 출처는 안밝혀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에 내정된 박미석(사진)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은 21일 표절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경질 등 인사 조치에 해당할 만한 사유는 아니라고 결정했다.

▽제자 논문 자료와 동일=문제가 된 박 내정자의 논문은 2002년 8월 대한가정학회지 제40권 8호에 발표한 ‘가정 정보화가 주부의 가정관리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이다.

이 논문은 6개월 전인 같은 해 2월 박 내정자가 논문을 지도한 제자 송모 씨가 숙명여대 석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주부의 정보사회화가 가정관리 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논문은 제목이 비슷하고 연구 목적도 ‘주부의 인터넷 및 정보통신기기 이용 정도가 가정관리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것으로 비슷하다. 논문에 사용한 데이터 원본의 조사 시기와 대상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 씨의 논문은 ‘서울, 수도권, 부산 지역의 주부를 대상으로 500부의 설문지를 배포해 421부를 회수했고, 이 중에서 부실 기재된 17부를 제외한 404부를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의 논문은 ‘서울, 경기 성남시, 부산 지역 주부를 대상으로 500부의 설문지를 배포해 421부를 회수했고, 이 중에서 자녀가 1명 이상인 주부 338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 자료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두 논문 모두 2001년 2월 세 차례의 예비조사를 거쳐 2월 28일∼3월 20일 본조사를 실시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박 내정자의 논문에는 송 씨의 논문에 대한 언급이 없어 표절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다른 연구자가 조사하거나 논문에 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논문을 작성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와 인용 사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본인이 조사한 데이터라도 인용 사실을 명시하지 않고 다시 쓰면 표절이 된다”고 말했다. 두 논문은 결론과 제언의 요지도 비슷하다.

‘정보통신기기의 이용도가 약간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가정생활에 유용한 첨단 정보통신기기가 보급되지 못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기를 실제 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고’ ‘주부들이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변화된 자세가 필요하다’는 문장은 조사와 어순 등을 약간 달리했을 뿐 사실상 일치했다.

▽본인 해명=이동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대 교수인)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 등이 해당 논문을 검토한 결과,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석비서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결정적인 결격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자료 수집 과정 등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강화된 현재의 연구윤리에 비춰 보면 부적절했고 송구스럽다”면서도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다른 연구방법론을 사용해 심화된 연구 결과가 나온다면 다른 논문이라는 게 학계의 상례”라고 해명했다.

대한가정학회는 이날 “연구문제 및 연구모형, 연구방법에서 차이가 있어 두 논문은 분명히 다른 논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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