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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Up 제조업 유망직업]IT 컨설턴트

입력 | 2008-02-21 03:00:00


《“직접 조립해 장난감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을 아시는지요?” 한국IBM 석진호(28) 정보기술(IT) 컨설턴트는 자신의 일을 조립식 장난감에 빗대 설명했다. 흩어져 있는 조각을 하나씩 모아 멋진 로봇을 만드는 것처럼 IT 컨설턴트는 사내 전산 시스템을 기획, 개발하고 운영까지 하는 종합적인 직업이라는 것이다. 그는 2005년부터 한국IBM의 ‘IT 아키텍처 팀’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에 들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3년간 일했지만 기업이 IT 기술을 적용하는 큰 틀을 보고 싶다는 욕심에 회사를 옮겼다. 》

“상상했던 시스템 실현될 땐 정말 짜릿합니다”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이나경(31·여) 컨설턴트도 한 물류회사의 IT팀에서 4년간 근무하다 2005년 한국IBM의 IT 컨설턴트가 됐다.

이 컨설턴트는 “머릿속에서 구상한 시스템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일반 회사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 분석력과 설계 능력이 핵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직업 전문가 867명을 대상으로 10년 후 제조업(IT 분야 포함) 유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IT 컨설턴트가 6위에 올랐다.

영역별로는 △승진, 자기 계발, 이직 등 발전 가능성 영역 1위 △전문지식, 업무자율성 등 직업전문성 영역 1위 △임금, 복리후생 등 보상 영역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IT 컨설팅은 △프리 세일즈 △요구사항 정리 △설계 △개발 △테스트 및 오픈 등의 단계를 밟는다.

‘프리 세일즈’ 단계에선 고객사에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고객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컨설턴트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듣고(요구사항 정리 단계), 시스템을 구성한다(설계 단계). 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데이터베이스(DB)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 단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제작사 등 협력 업체의 역할이 커진다. IT 컨설턴트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일정을 조정하고, 예상치 못한 버그 등 돌발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시험 운영한 후 고객사에 운영 방법을 알려주면 끝이다. 전체 과정은 보통 6, 7개월 정도 걸린다.

석 컨설턴트는 “요구사항 정리와 설계 단계가 IT 컨설턴트의 진가가 발휘되는 단계”라며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정리한 후 고객을 설득하는 능력과 그 회사에 맞는 효율적인 IT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야근 많지만 보람도 최고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국내에는 2620명의 IT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383만 원으로 조사 대상 직업 중 2위이고, 평균 연령은 36.5세, 주당 작업시간은 43시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직업인만큼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석 컨설턴트는 “고객이 너무 뜬구름 잡는 요구를 하거나 협력업체와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원활하지 않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노동 강도도 높아 오픈 단계에서는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귀띔했다.

그래도 보람이 더 크단다.

“지금 한 통신사의 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일반인들은 제가 만든 시스템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요금 조회를 하겠죠. 그들의 미소를 생각하면 그동안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싹 사라집니다.”(석 컨설턴트)

“고객사 사장이 ‘덕분에 회사가 잘나가’라고 말하며 어깨를 툭 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이 컨설턴트)

IT 컨설턴트가 되려면…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전산학과 등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일반 기업의 IT팀에서 일하다 IT 컨설턴트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컨설팅 회사들은 경력직을 선호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IT 컨설턴트들은 대부분이 일반 기업의 IT팀에서 몇 년간 일하다 경력직으로 옮긴 경우다. 전문 지식과 고객 응대 능력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신입사원이 일하기는 쉽지 않다.

경력직은 수시로 모집한다. 기존 직원이 추천해 2, 3차례 면접을 거쳐 선발되는 게 일반적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