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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NHK, 민간기업식 고강도 경영개혁

입력 | 2008-02-14 02:59:00

후쿠치 시게오 회장


기업출신 임원 중용 경영진 일신

시청료 인하-조직통폐합 나설듯

방만한 운영으로 비판받아 온 일본 공영방송 NHK가 민간기업식 고강도 경영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 포석을 마무리했다.

NHK는 12일 하라다 도요히코(原田豊彦·방송총국장) 전무 등 임원 3명을 사실상 경질하는 등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전 회장의 ‘색깔’을 지우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하시모토 전 회장 체제에서 ‘찬밥 대접’을 받던 도요타자동차 전무 출신의 가나다 신(金田新) 이사가 전무로 승진한 대목.

아사히맥주 회장 출신인 후쿠치 시게오(福地茂雄) 회장과 NHK 출신인 이마이 요시노리(今井義典) 부회장에 이어 NHK 집행부 내 서열 3위 자리를 민간기업 출신이 차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일본 언론은 풀이한다.

이마이 부회장은 스스로도 “경영을 모른다”고 말하는 보도해설 전문가여서 경영에 간여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나다 전무는 지난달 24일 하시모토 전 회장과 함께 인책 사임한 나카가와 준이치(中川潤一) 전 이사가 담당했던 경영기획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은 후쿠치 회장과 가나다 전무 선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후쿠치-가나다 라인이 맨 먼저 처리해야 할 핵심 현안은 시청료 인하와 조직 통폐합 등 NHK의 중기 개혁 청사진에 해당하는 ‘5개년 경영계획안’ 처리 문제다.

NHK 전 경영진은 지난해 9월 수신료 7% 인하와 자회사 30% 감축을 뼈대로 한 5개년 경영계획안을 마련했으나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후지필름홀딩스 사장) NHK 경영위원장에게서 “(개혁 의지가) 미흡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후쿠치 회장과 가나다 전무의 선임 배경에 비춰 볼 때 두 사람이 NHK 개혁안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후쿠치 회장은 “술장사 출신을 NHK 회장에 앉힐 수 있느냐”란 비판을 무릅쓰고 고모리 경영위원장이 옹립한 인사다.

또 가나다 전무는 하시모토 전 회장이 마련한 ‘5개년 경영계획안’에 대해 NHK 이사 중 유일하게 ‘미흡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NHK는 직원의 공금횡령 등 비리사건이 잇따르자 이미지 쇄신을 위해 2006년 9월 도요타자동차에 사정하다시피 하며 가나다 전무를 이사로 영입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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