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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현장에서/‘高금리 추위’ 얼어붙은 서민마음

입력 | 2007-12-13 02:59:00


최근 한 지인이 집을 장만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는 제게 물었죠.

“대출을 고정금리로 받아야 할까요, 변동금리로 받아야 할까요.”

저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죠. 더구나 내년 초까지는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항상 이렇게 말하더군요. 금리 추이는 아무도 모른다고.”

요즘 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고정금리 대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장기채권 금리가 채권시장의 불안과 맞물려 급등하고 있거든요.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물량이 49조 원어치나 되는데, 은행들이 만기를 막기 위해 채권을 추가 발행하면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지인은 고심 끝에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은행 직원과 마주 앉아 고민했어요. 직원은 ‘지금이 최악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금리가 여기에서 더 오르면 나라에 폭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죠.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을 믿어 보기로 했어요.”

서민의 소박한 바람을 들으면서 애틋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요.

롤러코스터처럼 변화무쌍했던 올 한해 금융계를 되돌아봅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은행 예금에서 돈을 빼 펀드에 가입하자 은행들은 지금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주가 움직임에 울고 웃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인사이트’(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는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새해에는 투자자도, 금융회사도, 금융당국도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은행 돈 빌려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해 떼돈을 벌거나, ‘묻지 마’ 쏠림대출로 은행 덩치만을 키우기엔 글로벌 변동성과 리스크가 너무 커져 버렸거든요.

고금리의 ‘추운 겨울’을 보내는 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차기 대통령은 꼭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