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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이야기]축구, 검은대륙의 시대가 오고있다

입력 | 2007-09-14 03:07:00


최근 3주간 한국에서 펼쳐진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축구대회에서 ‘아프리카 축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런데 이들 새로운 젊은 세대의 등장은 일시적일까.

가나와 나이지리아의 선수들은 입국 제한만 풀리면 잉글랜드와 프랑스, 스페인의 ‘빅리그’에서 뛸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매컬리 크리산투스는 가나의 다니엘 오페어처럼 빠르고, 역시 가나의 이삭 돈코처럼 용맹한 선수다. 그는 돈 많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에 스카우트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벌써 3분의 2 이상이 해외 선수들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잠재력 있는 국내 선수를 키우기보다는 훌륭한 해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미래의 유망주’를 키우기보다는 ‘오늘의 승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잉글랜드는 전 세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환상적인 프리미어리그 덕택에 엄청난 TV 중계료를 받으므로 세계 어느 리그보다 해외 유망주들을 쉽게 사올 수 있다.

20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에서 아프리카나 브라질 선수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영국 코치들이 흑인 선수들은 육체적 능력과 정신력이 떨어져 잉글랜드의 거칠고 빠른 템포의 축구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엄청난 무지의 소산이었다. 그런 편견이 사실이었다면 어떻게 펠레가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무하마드 알리가 세계 최고의 헤비급 복서가 될 수 있었겠는가.

아르센 벵게 감독은 한때 아스널의 3분의 2를 아프리카 출신으로 채웠다. 부자 팀들은 날이 갈수록 국제화되고 있다.

벵게 감독이 아스널과 3년 재계약을 함에 따라 세계적인 유망주들이 아스널로 몰릴 것이다. 벵게 감독은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콜로 투레의 동생 야야 투레 영입에 실패했다. 야야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벵게 감독은 이번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득점왕 크리산투스가 국제축구연맹(FIFA) 웹사이트에 밝힌 포부를 눈여겨봤을 것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골 사냥꾼’ 크리산투스는 “나는 아스널에서 뛰고 싶다. 왜냐하면 아스널에서 젊은 선수들이 전정한 프로 선수로 성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린 청소년월드컵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페루 등이 아프리카 팀들에 밀렸다. 이는 젊은 유망주의 산실이 남아메리카에서 아프리카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나와 나이지리아는 1990년대에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두 번씩 우승했지만 성인 월드컵 우승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의 정세가 너무 복잡했고 일부 국가가 아프리카 출신 유망주들을 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아프리카의 시대가 오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나이지리아, 가나의 선수들이 잉글랜드와 스페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다음 월드컵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다. 아직 아프리카의 시대라고 하기엔 너무 이른가. 프리미어리그가 아프리카 선수들의 능력을 키워 줄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에너지를 소진시켜 버릴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