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가격표미국의 학위 비인가 대학인 로치빌대 홈페이지에는 학위별 가격표가 올라 있다. 학사와 석사학위는 각각 499달러, 박사학위는 599달러, 세 가지 학위를 패키지로 주문하면 원래 가격(1597달러)보다 싼 1038달러에 해 주겠다는 내용이 게시돼 있다.
■ 美 학위공장 직원 증언
미국의 ‘학위 공장’ 운영 실태는 2004년 5월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내부자 2명의 증언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앤드루 콜롬보(케네디웨스턴대·Kennedy-Western University 카운슬러) 씨=입학 카운슬러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해 보니 실제론 전화판매원이었다. 우리는 보일러실 같은 사무실에 앉아 하루에 100∼125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명단은 매니저가 어디선가 구해 왔다.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 학생들이 듣는 것과 비슷한 코스라고 속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강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 1명을 입학시키면 100달러씩을 받았다. 기업체나 소속 기관에 편지를 보내 다른 대기업도 직원들을 케네디웨스턴대에 맡기고 학비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원 자격은 사회 경험만 있으면 됐다. 그나마도 이력서의 경력 중 앞뒤가 안 맞아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로리에 제럴드(컬럼비아스테이트대·Columbia State University 공동운영자) 씨=사촌여동생의 남편인 론 펠러와 동업을 했다. 론은 휠체어에 앉아 무릎에 책을 펴놓고 그럴듯하게 사진을 찍는 등 광고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육군에도 광고를 냈다. ‘27일 만의 학위 취득’을 약속했다. 광고에선 “기존 대학들이 채택하고 있는 불필요한 과목을 줄여 최단기간 내에 학위를 딸 수 있는 집중적 지름길 교육”이라고 홍보했다. 루이지애나 주에 기업 등록을 해서 정식 인가를 받은 대학처럼 꾸몄다. 학력 인증을 받은 대학인 것처럼 가짜 증서를 만들고 로고와 공문서 양식도 만들었다. 설립연도도 1953년(실제론 1996년)으로 썼다. 상술이 적중해 지원자가 쇄도했다. 1인당 학위 비용으로 1500∼3600달러를 받았고 개교 후 첫 2년간 2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