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1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이 이슬람을 모욕했던 것처럼 왜곡한 문서를 아랍권 국가를 포함해 국내외 유명 웹사이트에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로 회사원 김모(2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유명 사립대 학생 이모(22) 씨와 공익근무요원 홍모(22·K대 휴학) 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김 씨와 이 씨는 지난달 24일 피랍자 이모 씨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2005년 ‘거지뮬라’ 성지 참배 당시 사진과 글을 편집해 “거지는 영어로 걸인(beggar)이며, 참배(worship)는 기독교식 참배였다”고 왜곡했다.
김 씨는 이렇게 왜곡한 사진과 글을 국내 웹사이트와 알자지라 방송, CNN 웹사이트 등 국내외 사이트에 50여 차례 게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홍 씨는 김 씨가 올린 사진과 글을 내려받아 탈레반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e메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 등이 정부의 아프간 입국 자제 요청을 묵살하고 간 피랍자들에게 납치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사진과 글을 왜곡해 전파했다”고 밝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