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34개국 중에서 쇠고기 값이 가장 비싸다. 국내산과 수입육의 평균가격인데도 그렇다. 한우고기는 안전하고 품질이 좋아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값이 비싸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에게는 수입육을 선택할 권리도 있다. 이를 부인하거나 가로막는 것은 세계 10위권 경제·무역대국의 생존 전략이 아닐 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厚生) 침해다.
대형 할인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재개된 13일 소비자들은 이를 사려고 줄을 섰다. 그런데 이른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회원들이 할인점 매장들을 점거했고 광주에서는 쇠똥까지 뿌리는 일이 벌어졌다. 위세에 눌린 할인점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억지 각서를 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이런 식으로 영업 및 소비자 구매를 방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관공서 난입까지 하는 불법 폭력시위 단체이긴 하지만 이들이 멋대로 판치는 나라는 무법천지(無法天地)일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처음 수입된 것도 아니다.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중단되기 전에 미국산은 국내 쇠고기시장의 44%를 점유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이었고 ‘LA갈비’는 수입 갈비의 대명사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자 미국산의 절반 값에 팔리던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일단락돼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미국산뿐 아니라 호주산도 다시 싼값에 사먹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른바 범국본은 이런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친 셈이다.
범국본은 이미 국내 수입육 시장을 장악한 호주산 쇠고기, 한중(韓中) 및 한-유럽연합(EU) FTA 추진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들 세력도 한국인이라면 한미 안보동맹과 대규모 대미 수출의 덕을 직간접으로 봤을 것이다. 이들의 반미(反美)사업, 그 뿌리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