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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사체 춘향전 발견… 광한루 장면 등 내용 달라

입력 | 2007-07-11 03:02:00


3·4조로 이뤄진 조선 후기 가사체(歌辭體) 춘향전(사진)이 처음 발견됐다.

충남 아산시의 선문대 국문학과 구사회 교수팀은 최근 전남 순천시에서 춘향전을 한글 가사로 바꿔 기록한 고문서를 발견해 10일 공개했다.

이번에 발견한 가사체 춘향전은 과체시(科體詩·과거용 시)를 모아놓은 시집 ‘동시(東詩)’의 뒷면에 적혀 있는 것으로, 모두 27쪽 430여 구에 이른다. 구 교수는 “이두(吏讀)식 표기가 섞여 있는 점으로 미루어 19세기 이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가사는 조선 시대에 유행했던 3·4조의 시가를 말한다. 조선 후기에 가사가 소설로 만들어진 경우는 있지만 소설을 가사로 한 작품은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다. 이 문서는 현재 선문대 대학원 박사과정 양지욱 씨가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

이 가사체 춘향전의 특징은 기존 춘향전과 내용이 약간 다르다는 점. 그동안 알려진 춘향전엔 ‘이 도령이 광한루에 놀러 가 방자를 시켜 춘향을 불렀지만 춘향이 이에 응하지 않자 이 도령이 밤에 춘향을 찾아간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가사체 춘향전에서는 ‘이 도령이 방자를 시켜 그네 타는 춘향을 부르자마자 춘향이 곧바로 이 도령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응답한 것’으로 되어 있다.

구 교수는 “춘향전의 핵심을 간추린 것으로, 이 같은 간결 명료한 내용이 가사체 춘향전의 특징”이라면서 “조선 후기 판소리계 소설이 가사로 어떻게 변해 갔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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