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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부자는 예술품… 아시아선 골프회원권

입력 | 2007-07-06 03:00:00


사우디아라비아 부자들의 대표 취미는? 미국 켄터키 주의 순종 말을 사들인다. 싱가포르 사업가는? 최고급 보르도 와인에 관심이 많다. 러시아 재벌? 미술품을 사려고 뉴욕의 경매 시장을 찾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투자회사 메릴린치와 자산관리 컨설팅 회사 캡제미니가 조사 발표한 ‘연례 부유층 보고서’를 분석해 대륙별로 상이한 부자들의 사치품 소비 형태를 소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보유 주택을 제외한 재산이 100만 달러(약 9억2000만 원) 이상인 부자는 지난해 말 전 세계를 통틀어 950만 명이었다. 이들의 재산을 더하면 북미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3배인 37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자가 가장 많은 곳은 320만 명이 사는 북미 지역. 이들은 주로 고급 자동차나 요트, 제트기 구입에 몰두한다. 미국 부자는 중산층으로 시작해 짧은 기간에 재산을 모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쓰던 물건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부자가 되기 전 갖지 못했던 것들에 많은 돈을 쓴다. 기념주화, 골동품, 희귀 야구카드 등 자잘한 것을 수집하는 취미도 남다르다.

유럽의 부자들이 사는 집에는 수백 년 된 그림과 조각이 가득하다. 예술품 수집은 유럽 부자들의 오랜 전통이다. 사치품 구매 금액 가운데 예술품 구입에 쓰는 돈이 25%로 대륙별 비교에서 가장 높은 반면 보석 구매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의 부자는 40만 명으로 미국 텍사스 주 한 곳의 부자 수에도 못 미친다. 이들의 주요 투자 대상도 예술품이며 보석류 구매 비율도 낮았다. 노상강도가 빈번한 치안 상황 때문에 보석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아시아와 중동 지역 부자들은 과시욕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요트, 제트기 구입에 쓰는 재산 비율이 북미보다 높았다. 골프 회원권도 주요 구매 대상이다. 중동 부자들은 보석을 가장 선호했다. 재산을 들고 이동했던 유목민의 전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부유층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얼마나 지켰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부자들이 낸 기부금은 모두 285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 사람당 3만 달러(약 2800만 원)씩 낸 셈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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