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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조 편성… ‘지옥 원정코스’는 부담

입력 | 2007-06-14 03:08:00


무난한 조 편성이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실시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바레인 시리아 우즈베키스탄과 B조에 속했다. 한국은 최악의 조 편성을 피함으로써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에 대한 기대를 더욱 밝게 했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 본선 성적 등을 근거로 일본 이라크 등과 함께 시드를 배정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본과 이라크는 피할 수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호주 등 껄끄러운 팀과 같은 조가 될 확률이 있었다. 그러나 추첨 결과 한국은 이들을 모두 피했다.

A조에는 이라크 레바논 북한 호주가, C조에는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트남이 배정됐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은 A조. 이라크 북한 호주가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 A조는 가히 ‘죽음의 조’로 불릴 만하다.

이라크와 북한은 지역예선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지만 두 번째 경기에선 이라크가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호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강호들과의 지역예선에서 11골을 넣고 4골을 빼앗겨 이라크(9골 4실점) 북한(7골 3실점)을 앞서는 득점력을 보였다.

8월 22일부터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최종예선은 각조 1위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 “월드컵 본선 진출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즈베키스탄 바레인 시리아보다는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지역예선에서 5승 1패(10골 3실점)로 F조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조에 속해 있던 우즈베키스탄을 2-0, 1-0으로 두 차례 격파한 적이 있다.

바레인은 지역예선 A조 1위를 차지했으며 17골을 넣고 11골을 허용했다. 득점력이 돋보이지만 이는 비교적 약체인 파키스탄을 8-0으로 대파한 덕분. 반면 쿠웨이트에는 0-3으로 패했고 카타르에도 0-4로 진 적이 있어 약팀에는 강하지만 강팀에는 약한 경기력을 보였다.

시리아는 지역예선에서 일본에 이어 B조 2위를 차지했다. 일본에는 0-3, 0-2로 두 차례 모두 패했고 홍콩에만 두 차례 이겼다. 말레이시아에는 한 차례 이기고 한 차례는 비겼다. 전력만 놓고 볼 때 A조에서는 한국이 단연 앞서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중앙아시아와 사막 지역에서의 원정 경기가 변수.

한국은 역대 올림픽대표팀 간 전적에서 바레인에는 4전 전승을 거뒀고 우즈베키스탄에는 2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베어벡 “홈에선 전승, 원정경기 1승 이상 목표”

‘조 편성은 최고, 하지만 원정 코스는 지옥.’

한국이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조 편성에서 바레인 시리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B조에 속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상대할 팀으로만 볼 때 최상의 조합”이라면서도 “원정길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으로선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히던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피했다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더구나 바레인은 중동 국가 중에는 레바논과 함께 전력이 좀 처지는 편인 데다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도 우려할 만한 강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조 1위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한 조에 강팀이 두 팀만 돼도 ‘죽음의 조’인데 그런 면에서 사우디와 일본이 같이 속한 C조나 호주와 이라크에 ‘다크호스’ 북한이 속한 A조는 아주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문선 한국축구연구소 연구위원은 “원정경기 때 시차나 기후, 음식 문제 등으로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애를 먹을 것 같다. 가히 ‘지옥의 코스’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바레인은 개인기를 바탕으로 중동의 강호들을 잘 무너뜨리는 도깨비 같은 팀이고 시리아도 체력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원정 경기에서 결코 방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현재 올림픽대표팀에는 중동 국가를 상대로 한 원정 경험이 있는 선수가 거의 없는 데다 파괴력 있는 대형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약점이 있어 과거 중동 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박주영(FC 서울)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도 “조 1위를 하기 위해선 홈 경기를 모두 이기고 원정에서 최소 1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 만큼 원정 경기가 관건이다”며 “시리아와 바레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여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