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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기자의 자동차 이야기]한국차, 긴장하세요

입력 | 2007-05-18 03:00:00


한국의 수입자동차 시장은 얼마나 성장할까요.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 임원은 최근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7%를 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국민소득의 증가와 맞물려 7%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더군요.

한때 160만 대까지 판매된 자동차 내수시장의 규모는 지난해에 100만 대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수입차의 판매는 1998년 이후 10년간 한 번의 멈칫거림도 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4.15%였습니다. 그러나 정식 수입업체 외에 병행 수입자와 개인이 직접 들여온 수입차까지 감안하면 벌써 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의 경우 국민소득이 1만1000달러에 불과하던 1985년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7%에 불과했지만 4만 달러를 넘었던 1995년에는 10.2%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재는 8%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유의할 것이 있습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동차가 바로 일본산이라는 것입니다.

뒤집어 보면 일본 자동차에 비해 한국 자동차가 아직은 약간 부족한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일 FTA까지 타결되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20%까지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이 16%에 이르는 도요타 브랜드가 아직 한국에 상륙하지 않았다는 것도 큰 변수입니다.

연간 300만 대의 자동차를 외국에 판매하는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배척 운동을 벌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자국(自國) 자동차 산업의 존재 근거가 되기 때문에 수입차 점유율은 적절한 수준에서 안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100만 대에 불과한 한국 내수시장의 규모를 볼 때 그 수준이 10%를 넘어서면 곤란하다는 쪽입니다.

최근 한국 자동차의 품질이 급상승했지만 그만큼 가격도 많이 올라가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조금만 더 보태서 수입차를 사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가격을 너무 높인 것은 아닌지,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