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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盧 대통령 신년연설

입력 | 2007-01-25 03:00:00


23일 밤 TV로 생중계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특별연설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야당은 노 대통령이 너무 자주 TV를 독점적으로 이용한다고 반발하며 구체적인 숫자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시청자들은 방송사들이 동시에 신년연설을 중계한 데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노 대통령의 잦은 방송 이용=노 대통령은 취임 이래 대국민 TV 연설·기자회견을 32번이나 했다. 올 1월에만 이미 세 차례 TV 생방송을 했다. 9일 개헌을 제안하는 특별담화를 예정에 없이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개헌안 설명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3일 신년연설도 오후 10시 황금시간대에 공중파 3사로 생방송됐다. 25일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도 TV로 생방송된다.

더욱이 신년연설의 내용과 형식이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주어진 1시간 동안 언론을 35번 거론했고, 그중 22번이 언론을 비판한 것이었다. 또 “이건 넘기고…”, “1분 남았네요” 등 시청자들의 집중을 방해하는 추임새도 10차례가 넘었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은 국민의 생활리듬을 깬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운영에 급박한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아닌데 하루를 마감하는 오후 10시에 생방송까지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처사였다는 것이다.

▽시청률 합계는 22.3%=노 대통령 신년연설의 TV 3사 종합시청률은 22.3%로 집계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는 MBC가 10.7%로 가장 높았고 KBS1 8.3%, SBS 3.3%였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1월 1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 노 대통령 신년연설의 종합시청률은 20.9%였다.

공중파 3사가 모두 신년연설을 생방송하면서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 KBS 2TV의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의 시청률은 16.4%를 기록했다. 전날의 5.4%보다 세 배 넘게 뛰었다. 원래 방영시간인 오후 10시에서 11시로 옮겨진 MBC 드라마 ‘주몽’의 시청률은 전날의 49.8%에서 40.2%로 떨어졌다. ‘주몽’이 제시간에 방영되지 않자 인터넷에는 시청자들의 불만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야당 반론권 보장해야”=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방송을 독점하며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23일 “노 대통령이 1월 내내 방송을 독점하다시피 한다”고 비난했고, 나경원 대변인도 “방송은 대통령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4일(한국 시간) 국정연설은 4대 공중파 방송 등 10여 개 방송이 60분간 생중계했다. 국정연설이 끝나자마자 야당인 민주당의 반론도 10분간 생방송됐다. 매주 토요일 미국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 때도 야당에 반론권을 준다.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 달 새 대통령의 발언을 공중파 방송들이 네 번이나 생방송하는 것은 방송이 과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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