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자신의 집 앞에서 습격당한 초유의 사태에 법원은 물론 검찰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법원은 사건 발생 직후인 오후 8시경 곧바로 장윤기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긴급 확대 간부회의를 열어 밤 12시경까지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사법부의 권위가 무너진 결과다”, “사법 불복사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침통해했다.
대법원은 회의 후 “단순한 법정 난동 차원이 아니라 흉기를 사용해 테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충격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상명 검찰총장도 이날 오후 9시경 사건 관할 검찰청인 서울동부지검의 선우영 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검장이 직접 수사본부장을 맡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광복 직후나 군사독재 시절 시국사건 등 일부 재판 과정에서 판결에 불만을 품은 관련자들이 법원 안팎에서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지만 소송 당사자가 현직 판사를 집 앞에서 습격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6·25전쟁 와중인 1952년 5월 부산지법이 육군 대위를 사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모 국회의원을 국회 결의에 따라 석방하자 시위대가 판사의 하숙집을 습격한 적이 있다.
1958년 7월에는 서울지법이 ‘진보당 사건’으로 기소된 조봉암 씨에게 징역 5년과 일부 무죄를 선고하자 시위대가 “친공 판사를 규탄한다”며 법원에 난입하기도 했다.
1997년 8월에는 정신병력이 있는 사법고시 준비생 강모 씨가 수원지법 성남지원장실에 난입했다. 강 씨에게 어깨 등을 흉기로 찔린 최모 지원장은 충격을 못 이겨 끝내 법복을 벗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