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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호 회장 별세…한진해운 경영권 향방은

입력 | 2006-11-26 17:57:00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26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함에 따라 한진해운 경영권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분 구조상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돼있지만 실질적인 회사 경영은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한진해운의 지분 구조를 보면 조수호 회장이 6.87%, 한진해운 자사주는 8.78%,그 외에 특수관계인은 26.78%이며 외국계는 34%로 외국계 지분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이 5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이 좋지 못해 전문경영인인 박정원 사장이 최고경영자로 나서 운영해왔으며, 조 회장은 간간이 자택에서 영상 회의 등의 형식을 통해 회사 경영을 챙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외국계 자본의 움직임이다.

지난달 새미 오퍼라는 이스라엘 해운업자가 제버란 트레이딩으로부터 한진해운 지분 624만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2%까지 높이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은 대한해운 지분 7.0%를 인수하고 대한해운은 한진해운 지분 1.67%를 인수하는 등 지분 교환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또한 조수호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2001년 5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BW의 옵션을 행사할 경우 전체 발행 주식의 18%에 이르는 신주 1291만 주를 살수 있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를 넘어 적대적 M&A를 여유있게 방어할 수 있다.

BW는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가 일정기간 후 일정 가격에 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조수호 회장이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한진해운은 결국 맏형인 조양호 회장이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지분 구조를 늘리는 형식을 통해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형인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지분과 상관이 없어 갑자기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기 힘든데다 조수호 회장은 아들이 없고 딸만 둘인데 모두 회사 경영을 챙기기에는 나이가 어리고 경영수업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수호 회장의 직계 가족인 부인 최은영(43) 씨와 두 딸인 유경(20) 유홍(18) 씨는 한진해운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반면 조양호 회장측은 현재 한진해운의 11% 남짓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새미 오퍼 등 외국계 투자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되면 양측의 지분율은 25% 이상 올라갈 수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6.25%, ㈜한진은 0.48%, 한국공항은 4.3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은 한진가의 맏형이고 한진해운이 계열사로 있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형식을 통해 한진해운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박 사장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면서 조수호 회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진해운 경영권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조양호 회장과 둘째인 조남호 회장과 4남 조정호 메르츠금융그룹 회장 등 나머지 형제들이 유산 상속 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벌인 적이 있어 3남 조수호 회장의 죽음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위해서 백기사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경영권은 관심이 없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다"면서 "현재로선 조수호 회장과 한진해운 자사주 지분이 높아 한진해운의 경영권 문제는 없으며, 당분간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