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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도시 ‘공급 확대’ 맞춰 투기 무관한 규제 풀어야

입력 | 2006-10-24 03:05:00


정부가 경기 성남시 분당 규모의 수도권 신도시 2곳 추가 건설 및 기존 신도시 1곳 확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가 없음을 뒤늦게나마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성남시 판교신도시와 서울 은평 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 풍부한 부동(浮動) 자금, 판교 중대형 당첨자 발표 등으로 수도권에서부터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8·31, 3·30대책으로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확대’ 쪽으로의 진로 수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땜질식 짜깁기식 부동산 정책으로 정책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정부는 집값 잡기에 실패한 ‘세금 폭탄’의 무리수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세금 중과와 재건축 규제 등 수요 억제 정책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양대 축으로 하고 있는 8·31대책에서 규제 부문은 부작용만 낳은 반면, 공급 확대는 지지부진하면서 제 기능을 못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른 것도 정책 신뢰가 근본적으로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신도시용 추가 택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토지 보상비가 풀리고, 이 돈이 주변 땅값을 들쑤셔 놓을 가능성이 크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2조4000억 원으로 추정된 용지 보상비가 실시 단계에서 3조1000억 원으로 불었다. 대책을 미리 마련해 놓지 않으면 공급 확대의 순기능에 못지않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무조건 공급 물량만 늘려서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소득이 커질수록 ‘삶의 질’에 대한 요구는 커지기 마련이고, 교육 문화 환경 의료서비스 등 인프라가 고루 갖춰진 ‘질 좋은 주거 여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질 좋은 주택의 수요를 무시하고 서민형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다가 강남 중대형 아파트 가격만 올려놓은 판교의 실패에서 값비싼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와 함께 투기와 무관한 세금 폭탄과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은 배 아픔을 달래기 위한 편 가르기 방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함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시장 원리와 수요 변화에 맞는 정책을 펴 어질러진 부동산 정책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