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일본군, 2차대전 말 필리핀서 30~50여명 생채해부

입력 | 2006-10-19 16:58:00


2차대전 말 일본군이 필리핀에서 현지주민 30~50명을 상대로 산 채로 해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일본군 '731부대'가 생체실험을 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필리핀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부상병 치료를 담당했던 마키노 아키라(牧野明·84) 씨의 증언을 인용해 그가 현지주민을 산 채로 해부하는 데 직접 참여했다고 전했다.

당시 해군 제33경비대 의무대에 소속됐던 마키오 씨는 1944년 8월부터 민다나오 섬 항공기지의 의무대에 근무했다. 의무대는 지휘관인 30대의 군의관(대위)과 30여명의 사병들로 구성됐다.

증인은 1944년 12월 미군의 스파이로 의심되는 주민들을 기지 안의 병원에 끌고 와 생체 실험을 했다고 진술했다. 목적은 부상병 치료를 위해 인체 구조를 익히기 위한 것. 군의관의 지시에 따라 마취를 한 뒤 2명이 집도했으며 10분~3시간에 걸쳐 팔다리를 잘라 내거나 배를 갈랐다. 해부 중에는 일부 사병이 망을 봤고, 시체들은 비밀리에 매장됐다.

마키노 씨는 미 해군의 상륙작전이 있기 직전인 다음해 2월까지 사흘에서 2주 꼴로 생체해부가 실시됐으며 희생자는 모두 30~50명에 달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전쟁의 진실을 알릴 책임감을 느껴 증언에 나서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