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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50기 국수전…‘마이 웨이’를 외치다

입력 | 2006-09-25 02:59:00


흑15로 재차 어깨를 짚었다. 마치 공중 볼을 다투는 농구 선수들의 어깨 싸움을 보는 듯하다. 참고1도의 백1로 바로 받으면 어찌될까. 이는 흑이 바라는 바. 흑2 이하 10까지 중앙을 꽉꽉 틀어막으면 백이 가자미처럼 납작하게 눌린 꼴이어서 뭔가 당한 기분이다. 이 그림은 다음 흑A에 끊는 수가 있어 백B로 나가는 길도 막힌 상태다.

이것이 싫다면 참고1도의 백9의 수로써, 참고2도처럼 백1로 약점을 방비하면 A의 통로는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흑은 2로 틀어막아 상변 흑진에 주력할 것이다. 앞서 흑이 ○로 변의 실리를 검불같이 여기며 ‘고공 전법’을 들고 나올 때부터 그렸던 그림이다.

이세돌 9단도 개의치 않고 백16을 선수한 뒤 18로 받아둔다. 가볍고 싹싹한 손길이다. 어차피 이 바둑은 흑의 세력 대 백의 실리 싸움으로 골격이 짜였고 그렇다면 각자 ‘마이 웨이’를 외칠 수 밖에.

흑19, 원성진 7단이 노골적으로 상변을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백은 백대로 20의 큰 곳을 차지하며 한껏 실속을 차린다. 그러고는 흑21, 23으로 골짜기가 꽤 깊어지자 백24로 공수부대를 투입한다. 좀 깊다 싶지만, 이게 바로 이세돌 바둑의 본령이 아니던가.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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