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서울보증 사후관리도 부실…지배주주 지분변동 확인 안해

입력 | 2006-08-29 03:00:00


서울보증보험이 지난해 8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 뒤 지배주주의 지분 변동을 단 한 차례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보증보험은 자본잠식상태인 회사라도 지배주주나 모기업의 신용상태를 보고, 이들의 연대보증을 받은 뒤 지급보증을 섰다고 해명했지만 지배주주 명의 확인 등 지속적인 신용도 평가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상품권 발행업체가 제3의 지배주주를 내세워 지급보증을 받고, 실제 오너가 이 주식을 인수한 이후 부도가 나면 보증 책임이 있는 서울보증보험이 고스란히 물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구멍 뚫린 신용관리

서울보증보험은 자본잠식업체에 지급보증을 선 것과 관련한 외압 의혹에 대해 신용이 좋은 지배주주나 모기업의 연대보증이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경우 서울보증보험은 보증인이 높은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지배주주의 신용과 담보능력은 회사 주식을 실제 소유하고 있을 때에만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지배주주가 주식을 타인에게 양도했는지, 계속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근 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확인하지 않았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업체별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을 받은 날로부터 1년마다 주요 경영상황을 확인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경품용 상품권 문제가 터져 이를 따로 챙기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가 지정제로 전환된 이후 한국도서보급 등 7개사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으로부터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날은 지난해 8월 1일이다.

○ 부족한 해명

보증보험업계는 보증 심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신용도 평가와 대상업체가 보증을 받은 이후 최초 신용도를 계속 유지하는지를 점검하는 사후 관리라고 지적한다.

서울보증보험은 각 업체로부터 직접 주요 경영상황을 보고받지 않아도 금융감독원에 공시되는 해당 기업의 감사보고서로 기업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보 또한 매년 3월 말∼4월 초 단 한 차례 공시될 뿐이다. 또 자산 70억 원 미만의 작은 기업은 외부 감사 의무가 없어 주요 경영정보를 알 길이 없다.

서울보증보험 곽기헌 홍보팀장은 “주주변동 현황을 파악할 법적인 강제수단은 없다”며 “하지만 지배주주가 바뀌면 대표이사도 보증을 더 못 서겠다며 서울보증보험에 상의할 텐데 그런 적이 없으므로 주주변동도 없었다고 추정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