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 씨가 ‘바다이야기’ 유통판매 회사인 지코프라임이 인수한 우전시스텍의 이사로 2003년 12월부터 지난달 6일까지 재직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 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지코프라임이 우전시스텍을 통해 코스닥에 올해 5월 23일 우회상장(上場)한 것으로 드러나 이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코프라임과 우전시스텍은 ‘바다이야기’의 개발업체인 에이원비즈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4년 1월 설립된 에이원비즈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게임기 제조·도매업체로 지난해 매출 1060억 원에 순이익 35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지코프라임은 에이원비즈의 관계사로 에이원비즈는 소프트웨어와 게임기를 만들고 지코프라임은 판매 및 유통업무를 총괄하는 형태다.
지코프라임은 지난해 바다이야기가 히트를 치는 바람에 매출액 1215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 순이익 160억 원의 실적을 거뒀으며 올해도 1600억 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된다.
외형상 별개의 회사지만 에이원비즈 서울지점이 작년 3월 문을 닫은 이후 지코프라임이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같은 주소에서 창립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일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지코프라임은 올해 5월 초고속인터넷(VDSL) 장비 및 케이블모뎀 제조업체 우전시스텍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든 뒤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당시 지코프라임은 우전시스텍 최대 주주인 무한투자㈜로부터 회사 주식 108만 주와 경영권을 62억 원에 사들였다. 1997년 설립된 우전시스텍은 지코프라임에 인수될 당시 코스닥 상장 업체였기 때문에 지코프라임은 인수와 동시에 코스닥 상장 기업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전시스텍은 노 씨를 2003년 12월 이사로 영입했다. 당시 우전시스텍은 “KT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노 씨의 경험을 살려 통신 분야 총괄을 맡기기 위해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전시스텍은 지코프라임의 우회상장 후 약 한 달 반이 지난 지난달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임이사 선임 건을 통과시켜 노 씨를 포함한 기존 이사진이 모두 물러났다.
한편 18일 우전시스텍 주가는 감사원이 사행성 게임에 대한 감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락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5.35%나 떨어진 주당 1770원(액면가 5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우회상장:
비상장업체가 상장 심사나 공모주 청약을 거치지 않고 기존 상장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시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뒷문 상장’이라고도 한다. 심사 요건에 못 미치는 비상장 업체의 변칙 상장 수단으로 자주 활용돼 물의를 빚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