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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총성이 멎은 다음다음날

입력 | 2006-08-14 21:37:00


무릇 모든 전쟁에서는 총성이 멈춘 뒤의 이틀이 중요하다. 바로 ‘다음 날’과 ‘다음다음 날’이다.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레바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은 그 뒤의 다음다음 날을 주목해야 한다.

14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휴전이 발효되면서 남부 레바논에서 포성이 멈췄다. 조만간 프랑스군이 주도하는 평화유지군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배치될 것이다.

휴전이 발효된 다음 날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은신처에서 나와 ‘위대한 승리’를 외칠 것이다. 그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무력화했고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퍼부었다”고 말할 것이다. 다른 군사전문가들도 “이스라엘이 대(對)아랍 억지력을 잃었다”는 식의 분석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식의 얘기를 중요시하지 않는다.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양측의 피해 정도와 이것이 앞으로 불러올 정치적 파장이기 때문이다.

휴전이 발효된 다음다음 날 대부분이 시아파 교도인 레바논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은 파괴된 집과 일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먼저 이스라엘을 저주할 것이다. 그러나 차츰 그들의 원망은 나스랄라에게로 향할 것이다. 벌써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얻었습니까. 왜 이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겁니까. 레바논은 완전히 황폐화됐습니다. 복구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입니다.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요. 겨우 일주일 동안 ‘아랍의 영광’을 자랑하기 위해서였습니까.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나요. 우리의 고난이 다른 나라를 위해서였다는 것입니까.”

레바논의 일간지 데일리스타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영은 최근 미국 잡지 슬레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국 헤즈볼라에 부과된 시험대는 자신들의 공동체가 겪고 있는 고통을 빨리 덜어 줘서 지지 기반을 잃지 않는 것이다. 가난한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삶의 기반을 포기하고 피란길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재건 및 복구비용을 대야 한다. 시아파 교도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하며 ‘우리 일은 우리가 돌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외에 과시해야 한다.”

조만간 평화유지군이 국경지역에 배치되면 헤즈볼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헤즈볼라는 더는 이란과 시리아를 위해 이스라엘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된다. 만약 헤즈볼라가 평화유지군 배치 지역을 넘어 미사일을 쏘아 올리려고 한다면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군과 충돌하게 될 것이다. 헤즈볼라 이란 시리아는 유럽연합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지 않고는 이스라엘에 타격을 줄 수 없다.

이스라엘은 얻은 것을 지켜야 한다. 그들은 이미 헤즈볼라에 막대한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총성이 멎은 다음다음 날이 되기 전까지는 나스랄라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빨리 그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나스랄라를 막을 수 있다.

나스랄라를 막을 수 있는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개발에 제재를 가하는 당초 계획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다. 결국 나스랄라의 지원자인 이란은 유엔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번 전쟁을 명령한 것이 아니었던가. 유엔이 제재를 밀고 나간다면 이란은 이런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된다. “당신들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헤즈볼라를 망쳐 놓지 않았는가.”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