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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된지 75년…”英최장수 현역 기자 텔레그래프지 디디스씨

입력 | 2006-06-21 03:05:00

75년 동안 기자로 활동한 영국 언론사상 최장수 현역 기자 윌리엄 디디스 씨. 사진 제공 텔레그래프지 홈페이지


‘기자 생활 시작한 지 75년,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언론계 입문 75년째를 맞아 영국 언론사상 최장수 현역 기자로 일하는 윌리엄 디디스 씨. 텔레그래프지 기자인 그는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노트북 컴퓨터를 켜놓고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18세 때인 1931년 당시 영국의 ‘모닝 포스트’에 수습기자로 언론에 입문한 뒤 일정 기간 정계와 관계에 들어가 외도도 했지만 여전히 언론인으로서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도 아프리카와 남미, 발칸반도 등 지구촌 곳곳을 돌며 취재를 해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에 대해 흥미 있는 기사를 쓰기도 한 그는 2001년에는 인도 구자라트 지진을 취재하다 가벼운 심장 발작을 겪기도 했다.

그는 21일 언론계 입문 75주년을 맞아 자신의 집에서 지인 몇 명만을 초청해 조촐한 오찬 행사를 열 예정이다. 지금도 현역 언론인으로 일하기 때문에 데뷔 몇 년을 따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언론 활동은 ‘끝나지 않은 여행’이라는 것이다.

그래선지 앨프리드 E 하우스먼의 시구 가운데 ‘여보게, 여행이 끝나면 잠잘 시간이 충분하다네’를 가장 좋아하며 종종 인용하고 있다.

그의 취향은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터도 마다 않고 쫓아가는 현장 중심주의. 그는 1935년 지금의 에티오피아인 아비시니아 전쟁을 종군 취재하면서 각광을 받았다. 당시 다른 기자들은 이탈리아의 침략에 관해 당국에서 제공하는 보도 자료에만 의존해 기사를 썼지만 그는 현장을 발로 뛰며 생생한 특종기사를 발굴했다.

1950년 보수당 의원으로 정계에 투신했던 그는 1974년 정계에서 은퇴하고 언론에 복귀했다. 그때도 신문사 간부보다는 현장 기자를 택했다. 그는 신문이 노조와의 갈등 등 격변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자 72세 때인 1985년 간부급인 에디터 자리에서 내려와 취재 기자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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