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엔화 약세 등에 힘입어 무더기로 사상 최고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의 3대 자동차업체는 매년 순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의 GM과 포드는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현대·기아자동차는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위기를 맞고 있어 일본 자동차업계의 독주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혼다는 지난해 순이익이 5970억 엔(한국 돈 4조9200억 원)으로 5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매출액도 9조9079억 엔(한국 돈 81조65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혼다의 일본 국내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2.2% 줄어든 69만6000대에 그쳤으나 세계 총판매대수는 1년 전보다 4.6% 늘어난 339만1000대에 이르렀다.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시장과 중국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999년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던 닛산자동차도 지난해 9월 '부활 선언'을 한 여세를 이어갔다.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5180억 엔의 순이익을 남겨 6년 연속 최고이익을 경신했다. 매출액은 9조4282억 엔, 총 판매대수는 356만9000대였다.
1위 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5년 연속 최고치에 해당하는 1조3000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2004년 1285억 엔 적자를 내는 등 영업 부진에 허덕여온 미쓰비시자동차도 3년 만에 영업이익 항목에서 흑자를 냈다.
일제차가 세계 각지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일본의 8개 자동차업체들의 지난해 해외 생산대수는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가볍고 연비가 뛰어난 일제차를 앞 다퉈 구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엔화의 약세도 일본 자동차업체의 순이익 증가에 한몫을 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엔화 약세로 인한 이익증가효과만 2500억 엔이나 됐다.
한편 전자업체인 샤프도 3년 연속 최고치인 886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주력 제품인 박형(薄型)TV를 둘러싸고 치열한 가격경쟁이 벌어졌지만 고화질 대형 제품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인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신니혼석유는 고유가 덕을 톡톡히 봐 매출액(6조1179억 엔)과 순이익(1665억 엔) 모두 역대 기록을 뛰어넘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