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중증이 되면 혼자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따라서 중증 치매노인을 가정에서 돌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경우 시설 입소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중증 치매노인을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고 응급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노인의 의사 결정권을 박탈하고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
○ 유료노인전문요양원
“며느리 수발을 받는 것보다 편한 측면이 있어요. 불편한 점은 없지만 단지 자식과 손자 손녀가 보고 싶지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유료노인전문요양원인 ‘효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규성(가명·85·서울 강동구 길동) 씨의 말이다.
17일 오후 3시 반 이 시설 4층 프로그램실. 남녀 노인 13명이 강사의 선창에 따라 도라지타령을 부르고 있었다. 겨우 입만 움직이는 노인도 있고 손뼉을 치며 흥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시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치매와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민요 미술 원예 서예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원과 용인을 잇는 국도변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유료치매요양원 중 최상급 수준. 공원을 방불케 하는 수만 평의 땅에 경기도립노인전문병원과 용인정신병원 그리고 사립노인전문병원 등이 들어서 있다.
정원은 150명이지만 90명만 입소해 있다. 비용은 기본실인 6인실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200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기저귀 티슈 약값은 별도여서 보호자가 지불해야 하는 실제 비용은 평균 250만 원 선.
이 시설의 안강희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에게 더욱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4명이 층별로 한 명씩 배치돼 입주에서부터 생활 전반에 걸쳐 상담하고 개개인의 사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드리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실비노인요양시설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실비요양시설인 서울 성동구 홍익동 서울시립동부전문요양센터. 유료시설에 입소할 능력은 없고, 그렇다고 기초생활수급권자도 아니어서 무료시설에 입소할 자격도 없는 노인이 대상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시설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장기 입소자 250명, 단기보호 50명, 주간보호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자격은 65세 이상으로 치매나 중풍을 앓고 있는 서울시 거주자로 주 부양자의 소득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이하인 경우로 제한돼 있다.
이 시설은 일본이나 독일 등지의 시설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입소 비용은 장기입소의 경우 보증금 423만 원에 월 70만6000원이고, 최대 3개월까지 있을 수 있는 단기보호는 월 45만 원, 주간보호는 월 20만 원이다. 문제는 노인을 돌봐줄 인력 부족. 서울시가 지원하는 관리비와 인건비가 턱없이 부족해 노인들에게 만족한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다.
○ 무료요양시설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무료요양시설인 서울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은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노인과 부양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이 대상이다.
2004년 개원해 내부는 유료시설 못지않게 잘 관리되고 있다. 정원은 80명이며 현재 40여 명이 대기 상태다.
이 시설의 정미영 총무과장은 “서울시에서 나오는 관리운영비로는 여러 가지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인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업체 등의 자원봉사자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치매가족협회 김은주 사회복지사는 “치매 노인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싫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치매는 외면하거나 격리할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노인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그 상태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껴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전국 치매요양시설 현황시도유료정원실비정원무료정원
서울103193400101062부산
8691대구136
7544인천요양 2병원 2189263
3290광주
166
대전9(노인병원)896
7567울산
4260경기요양 20병원 158672075
201473시도유료정원실비정원무료정원강원26016013954충북
8485
충남병원 1144
3189전북요양 1병원 135199
13905전남병원 21631608537경북요양 4병원 6117784
151022경남요양 2병원 450685
12931제주
7460자료: 보건복지부
■치매환자 1명 부양비 年787만원
치매환자 1명을 돌보는 데 연간 평균 787만3000여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치매가족협회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치매 환자의 사회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6일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04년 전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치매환자 609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의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환자 1명당 507만3000여 원이 들어갔다. 또 교통비와 식비, 간병비 등으로 191만7000여 원이 소요됐다.
치매환자의 의료비는 주로 아들과 며느리(54.8%)가 부담하고 있고 이어 배우자(20.6%), 딸과 사위(11.1%)의 순이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