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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미소년은 한물갔지∼ 미중년이 대세라고!

입력 | 2006-04-15 03:01:00


《올해로 데뷔 34년째를 맞는 탤런트 임채무(57·사진). 젊은 시절에는 멜로드라마의 단골 남자 주연이었지만 중년 이후 그가 맡아 온 역할은 진지한 아버지 아니면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한 아이스크림 광고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이탈리아전에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심판을 보던 바이론 모레노 주심을 코믹하게 패러디한 것. 광고가 나간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의 올드팬들 때문이 아니라 ‘임채무가 누구?’라는 신세대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은 인기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문화의 중심에 선 중년들… 美중년 시대

1970년대 청춘스타 임예진(46)도 최근 ‘잘나가는 연기자’ 중 한 명이다. MBC 드라마 ‘궁’에 이어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출연하고 있는 그녀는 쇼, 오락 프로그램 등의 섭외 1순위다. 인터넷에서는 그녀의 데뷔 시절 사진이 ‘1970년대 문근영’이라고 불리며 떠돌고 있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푸념은 최근 대중문화 영역에서만큼은 틀린 이야기가 됐다. 광고, 드라마, 영화 등의 중심에 중년 연예인들이 서 있기 때문. 예쁘장한 외모의 ‘미소년’ 문화와 달리 내면의 젊음과 여유, 유머가 아름다움(美)으로 드러나는 중년이라 해서 이들은 ‘미중년’이라 불린다.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장발을 휘날린 배우 백윤식(59),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 출연했던 ‘일용 엄니’ 김수미(55), 조한선 아이비 등 신세대 스타들과 함께 옷 광고에 등장한 가수 인순이(47)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김수미, 백윤식, 임예진, 임채무 등 미중년 스타 4인의 팬카페가 인기다.○미중년 문화의 핵심은 ‘경계 허물기’

‘7080’ 문화가 기성세대만의 추억 되씹기 문화라면 ‘미중년’ 문화는 중년들이 직접 새로운 문화 코드를 창출해 유행시키고 신세대들이 이를 소비하는 세대통합 문화다. 대학생 김현경(26·여) 씨는 “젊음을 유지하려는 미중년들의 모습은 신세대에게 ‘쿨’하게 인식된다”고 말했다.

탤런트 임예진은 “예전에는 젊은 시절 톱스타였다가 나이 들어 조연으로 출연하면 시청자들이 ‘한물갔구나’라고 평가했지만 이제는 망가지는 조연을 맡아도 즐겁게 받아줄 정도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미중년을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광고나 영화에서 보여 주는 모습은 신세대들이 선호하는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이다. 삶의 무거움을 살짝 비트는 여유를 부리거나, 나이가 들어도 허물어지지 않는 외모(백윤식의 멋들어진 장발, 인순이의 S자 몸매)를 과시하고 코믹(김수미, 임채무), 열정(인순이), 아줌마가 아닌 왕언니(임예진)의 발랄함을 보여 준다.

또 일반 사회에서는 중년이 소외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광고와 드라마 등에서 미중년이 인기를 끄는 것은 중년들의 제자리 찾기 요구가 반영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고회사 대홍기획의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최숙희(34) 부장은 “미중년들의 문화는 권위적이고 진지했던 과거 기성세대 문화와 달리 ‘펀(Fun) 문화’의 일종”이라며 “중장년층에는 젊음에 대한 도전 의식을, 신세대에게는 ‘예쁜 사람만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의 역발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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