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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水域 무단 탐사하려는 일본의 ‘마이웨이’

입력 | 2006-04-15 03:01:00


일본의 일방적 외교행보가 도(度)를 더해가고 있다. 일 정부는 최근 해상보안청 탐사선을 동원해 동해상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해저 수로를 탐사하겠다는 계획서를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했다. 외국의 EEZ에서 해양과학 조사를 하려면 해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해양법규를 무시한 망동(妄動)이다.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노림수로 읽힌다.

어제 우리 정부의 탐사계획 철회 요구에 대해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는 “일본이 측량하려는 수역은 일본의 EEZ”라고 버텼다. 심상치 않은 태도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가 EEZ 경계선’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지난달 일본 문부과학성이 고교 교과서 출판사들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는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기재하라’고 요구한 것도 독도문제가 이제 ‘한번 거론하고 넘어가는’ 통과의례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 줬다.

그럴수록 우리 정부는 침착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본의 무단 탐사 시도가 있을 경우 국제법에 따라 정선, 나포 등 합당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포탄(空砲彈) 같은 비난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입장과 주장이 국제적으로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 해야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 외교의 ‘마이웨이’ 행보를 우리정부가 조장한 측면은 없는지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1998년 2차 한일어업협정 당시 독도를 한일 중간수역에 두도록 타협했고, EEZ 협상 때는 독도 대신 울릉도를 기점으로 하는 협상안을 냄으로써 일본 측에 독도영유권 주장의 빌미를 주었다. 특히 2차 한일어업협상 때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협상 타결을 서둘렀다는 의혹도 있다.

장기적 국익(國益)을 외면한 채 눈앞의 국내정치적 득실만 따지는 외교행태는 결국 후환(後患)을 남긴다. 지금부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