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아파트 62평형 4억3000만 원.’
열린우리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이 보유한 아파트 재산 신고액이다. 그러나 중개업소에 문의해 보면 전세금도 이보다 1억 원 비싸며 실거래가는 21억∼23억 원 선이다.
시세와 5배 이상의 차이가 나지만 이는 박 의원의 잘못이 아니다. 시세의 60∼70% 수준인 기준시가로 신고하고, 또 한 번 신고한 뒤 해당 부동산을 팔고 차액을 반영하지 않는 이상 시세가 아무리 뛰어도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지 않는 현행 제도의 결함 때문이다. 결국 4억3000만 원은 재선인 박 의원이 6년 전 처음 등원할 때 신고한 기준시가에 불과하다.
이처럼 재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신고가격의 왜곡은 전체 재산신고의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초선인 한나라당 진영(陳永) 의원도 2005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53평형을 입주 2년 반 전의 분양가인 8억500만 원으로 신고했으나 국민은행이 지난달 24일 조사한 이 아파트의 거래가는 21억 원이었다.
비슷한 아파트, 비슷한 평형, 심지어 같은 아파트도 신고액은 천차만별이다.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을 소유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종률(金鍾律) 의원은 102평형을 23억 원에,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90평형을 11억 원에 신고했다. 평당 1억 원씩 차이가 나는 셈으로 이는 신고할 때의 기준시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아파트의 현재 시가는 각각 33억∼35억, 23억∼25억 원 선으로 신고 당시에 비해 10억 원 이상씩 올랐다.
기준시가로 신고하다 보니 같은 아파트의 신고액이 전세 임대료보다 적은 경우도 더러 있다.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경우 장남 소유 서울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33평형)의 신고액이 7760만 원이었으나 장남은 이 아파트를 1억1000만 원에 세를 내준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시지가 5억 원의 토지를 8억 원에 매입할 경우 해당 토지는 5억 원으로 신고돼 결국 현금자산이 3억 원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고가액으로 ‘10억 원 이상’의 고가(高價) 아파트를 보유한 국회의원은 8명으로 이 중 열린우리당 의원이 5명, 한나라당 의원은 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기획단장을 맡아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지휘했던 안병엽(安炳燁) 의원은 같은 해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9억3500만 원에 팔아 80평형대인 서초동 더미켈란아파트를 15억3800만 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사장 출신인 같은 당 이계안(李啓安) 의원은 50평형대 강남구 압구정동 대림빌라트를 13억 원에, 염동연(廉東淵) 우윤근(禹潤根) 의원은 50평형대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각각 10억6300만, 12억6800만 원으로 신고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70평형대)를 13억 원, 박찬숙(朴贊淑) 의원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스모스맨션(70평형대)을 10억3500만 원으로 신고했다.
한편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국회의원 중 배우자를 포함해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고가 아파트의 소재지 순위순위소재지아파트 수1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82서울 서초구 서초동73경기 성남시 분당구64서울 강남구 도곡동4서울 서초구 방배동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7서울 서초구 반포동3서울 용산구 이촌동2005년 12월 말 기준시가 5억 원 이상(시가로는 대부분 10억 원 이상) 아파트.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