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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訪中… “김정일 만날 계획 없다”

입력 | 2006-01-13 03:02:00

김정일 투숙說 호텔중국 남부 광저우의 바이톈어 호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묵었던 광저우의 대표적 호텔이다. 이 호텔이 12일 오후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자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이 투숙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호텔 운전사 사이에서는 “한국 총통이 온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광저우=연합뉴스


12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낮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 방문 사흘째인 김 위원장의 행적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다만 북한 고려항공기가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서 11일 목격돼 김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항공기는 12일 오전 다른 곳으로 떠났으며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해 이날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안병기(安秉基) 대한항공(KAL) 우한지점장은 “고려항공 소속 러시아제 180인승 TU기와 중국 지도자들이 지방 출장 때 이용하는 독일제 7인승 CRJ 항공기가 11일 오전 11시경 우한에 도착했고 12일 오전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잘 이용하지 않는 데다 내륙 도시인 우한에 특별한 산업시설이 없는 만큼 그의 우한 방문 여부는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다.

홍콩 TV는 12일 오후 4시경 김 위원장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광저우(廣州) 바이톈어(白天鵝) 호텔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안은 호텔 주변에 1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삼엄하게 통제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김 위원장과 함께 온 경제시찰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북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에 있으며 중국을 여행 중인 사람은 그의 가족일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