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팀의 연구 성과에 대한 최종 검증 결과를 10일 발표할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鄭明熙)는 줄기세포 확립을 위한 ‘원천기술’은 사실상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사위는 원천기술 개념에 대한 논란을 감안해 공식 발표문에는 ‘원천기술이 없다’는 단정적 표현 대신 ‘독창적 기술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 복제 개 ‘스너피’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논문도 ‘조작’=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2004년 논문에 사용된 줄기세포와 체세포 제공자의 DNA가 3개 외부 검증기관에서 모두 일치하지 않았다”며 “조사위는 2005년 논문에 이어 2004년 논문도 조작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9일 말했다.
또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핵심은 난자 속에 체세포 핵을 치환해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는지 여부였으나 황 교수팀이 보유한 줄기세포는 처녀 생식에 의한 돌연변이 상태에서 확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DNA 검사 결과에서 2004년의 줄기세포가 사람의 체세포로 확립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위 원천기술이라는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2004, 2005년 논문에 제시된 줄기세포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으로, 이는 2005년 논문에 나타난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물론 2004년 논문에 나타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도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황 교수 측은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는 바꿔치기 당했을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이런 결론을 바탕으로 당초 ‘원천기술이 없다’고 결론 내릴 예정이었으나 발표문에는 줄기세포 수립 기술 단계만 제시한 뒤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기술이 배반포기까지 확립한 흔적만 남아 실용성이 없다’고 설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조사위원은 황 교수팀이 세포 핵 치환 기술과 줄기세포 수립 전 단계인 배반포기 확립 기술이 있기 때문에 원천기술이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복제 기술은 존재=‘스너피’는 외부 검증기관의 실험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어미 개’와 DNA는 일치하고 미토콘드리아는 불일치하기 때문에 ‘체세포 복제 개’인 것으로 판정이 났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조사위는 복제 소인 ‘영롱이’의 경우 ‘어미 소’가 없어 검증이 힘들 뿐만 아니라 더 힘든 기술이 필요한 ‘스너피’ 복제가 성공한 만큼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논문 조작 사실이 분명한 만큼 황 교수의 ‘줄기세포 수립 과정 재현’ 요구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