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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입는다… 상상이 됩니까?

입력 | 2006-01-03 03:03:00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SDI AM OLED 파일럿 라인 1층에서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이 실리콘이 균질하게 유리기판에 입혀졌는지 눈으로 직접 검사하고 있다. 용인=원대연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접거나 입을 수도 있는 전혀 새로운 차세대 디스플레이입니다. 10년쯤 뒤면 OLED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겁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SDI 능동형(AM) OLED 파일럿(시험) 라인. 1층 클린룸 앞에서 송병상(38) 제조 파트장(과장)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OLED 제조 과정을 열심히 설명했다.

삼성SDI가 2002년 가동에 들어간 이 라인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처음. 이 회사는 올해 세계 최초로 AM OLED 전용 공장을 충남 천안시에 짓고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 왜 OLED인가

양쪽 면 모두에서 디스플레이가 가능. 두 장을 하나로 붙인 것. 사진은 거울에 비친 모습. 사진 제공 삼성SDI

OLED가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것은 현재 널리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응답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완벽하게 동영상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광원(光源)이 뒤에서 빛을 쏴 줘야 하는 LCD보다 두께나 무게가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화질도 LCD보다 훨씬 좋아 옆에서는 어둡거나 잘 보이지 않는 LCD와 달리 어느 각도에서도 같은 화질을 유지한다.

빛을 쏴 주는 장치가 필요 없어 가격도 LCD보다 25∼30% 줄일 수 있다. 휘거나 접을 수 있어 입거나(wearable) 휘는(flexible) 미래의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

삼성SDI 이창훈(41) AM사업화팀 차장은 “현재의 기술로 LCD의 절반인 1mm 두께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OLED 제조의 핵심은

AM OLED를 제대로 만들려면 실리콘 결정을 균질하게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

실리콘 기판은 유리기판 뒤에 붙여지는데, 결정이 일정하지 않으면 이 안에 회로를 제대로 넣을 수 없고 전기를 화면에 제대로 통하게 할 수 없어 화질 저하로 이어진다.

다양한 유기물질을 실리콘 위에 입히는 ‘증착(蒸着)’도 핵심 기술이다. 유기물질을 어떻게 얼마나 끓이느냐에 따라 균질도가 달라진다.

삼성SDI는 지난해 개발한 2.2인치 제품을 올해부터 고급 휴대전화용으로 공급한다. 이어 위성 및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와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게임기 등으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 차세대 성장 동력 될까

삼성SDI는 좋은 화질과 얇은 장점 때문에 OLED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의진(50) AM사업화팀장(상무)은 “2008년까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시장의 30%를 차지해 고급 제품은 모두 OLED 창을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의 4세대(가로 730mm, 세로 920mm) 생산라인에서는 내년 1월부터 2인치 OLED를 중심으로 연간 2000만 대(휴대전화용 기준)를 생산할 예정이다. OLED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에는 연간 5000만 대 판매가 목표다.

유 상무는 “디스플레이가 중요해질수록 OLED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용인=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