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遺物전쟁…伊밀반출 유물 美 유명박물관 간판작품으로

입력 | 2005-12-28 03:02:00

이탈리아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대여해 준 15세기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이탈리아 정부가 미국 주요 박물관들을 상대로 유물 반환을 요구하면서 양측 간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관계자들을 만나 5세기 작가인 유프로니오스의 항아리 작품을 돌려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그리스 및 로마관의 핵심 작품인 이것이 오래전 이탈리아에서 불법으로 밀반출됐다는 것이 이탈리아 정부의 주장.

특히 로스앤젤레스 게티미술관 큐레이터 출신으로 그동안 미국 박물관에 많은 이탈리아 고대 유물을 공급해 온 마리온 트루 씨가 이탈리아 유물 밀반출 혐의로 최근 미국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이탈리아 정부의 작품 반환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박물관들은 대체로 밀반출 여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유물 반환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들어 당근과 채찍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작품 반환에 적극적인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대해서는 길게 12년까지 이탈리아 유물이나 작품들을 장기 대여해 주는 한편 협조하지 않는 미술관에 대해서는 작품 대여를 아예 해 주지 않는 것. 실제로 게티미술관은 최근 작품 대여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미국 박물관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고대 유물들에 대한 관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작품 대여를 거부하면 박물관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측과 다른 작품들의 장기 대여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유프로니오스의 작품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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