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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재영]“1318들이 왜 그러는지 아시나요”

입력 | 2005-12-15 03:10:00


“어린것들이 벌써부터 돈이나 밝히고….”

“인터넷이니 휴대전화니 싸고돌더니만 버르장머리만 없어졌다.”

방학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10대 관련 기획 기사 ‘1318, C세대’가 12일부터 사흘간 본보에 연재되자 인터넷 게시판엔 이들을 비난하거나 질책하는 글이 수없이 이어졌다.

일부 독자는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 “담임선생님을 만나 따져야겠으니 해당 학교를 알려 달라”, “이들의 행동이 현행법에 저촉되는 것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성세대의 눈엔 이들이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잔머리를 굴린 아이디어’로 투자자를 찾는 모습이 ‘학생’ 신분으로 할 행동으론 보이지 않았나 보다.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스승에게 ‘공손하게’ 여쭙기는커녕 문자메시지나 쪽지를 날리는 모습은 불량하게마저 느껴진 것 같다.

하지만 일부 기성세대는 이들의 모습을 대견스러워하기도 했다. 자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게 하고 싶다며 관련 기관의 연락처를 문의하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나 소신껏 실업계 고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예전에 비해 성숙한 10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문명의 이기로 친구를 사귀거나 학습 활동을 하는 모습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10대의 마음에 와 닿는 얘기를 한 사람은 없었다.

한 10대 독자는 e메일을 통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관심 있는 어른은 없는 것 같다”며 “늘, 잘하면 칭찬, 못하면 꾸지람이지 왜 그랬을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은 언제나 없었다”고 말했다.

왜 이들이 실업계 고교를 선호하게 됐는지, 왜 이들이 대화보다는 문자메시지나 채팅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편하게 여기는지, 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거리에서 갑자기 만나 즐겁게 노는지 어른들이 얘기를 들어봐야 할 때다. 이제 곧 방학이다.

김재영 사회부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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