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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디자이너]일상에 널린 디자인…디자이너 15명 조명

입력 | 2005-11-04 03:05:00


《영국의 저명한 미술사가 스티븐 베일리 씨는 이렇게 말했다.

“브라크와 몬드리안의 그림을 구별할 정도로 박식한 이들이 일상 생활의 낯익은 풍경을 창조해 내는 예술가의 이름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베일리 씨가 말한 예술가는 바로 디자이너다. 예술가의 작품은 미술관이나 책에서 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작품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우리는 그들이 디자인한 집과 사무실에서 생활하고, 그들이 만든 서체로 문서를 만들어 소통하며, 그들이 디자인한 차로 이동하고, 그들이 디자인한 물건을 사용한다.

우리는 디자이너의 손길이 가득 담긴 유무형의 상품과 서비스와 함께 살고 있다.

동아일보 위크엔드와 디자인하우스(대표 이영혜)가 공동 기획한 ‘디자인 & 디자이너’ 시리즈는 삶 속에서 공기처럼 중요해진 디자인의 가치와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 15명을 주1회씩 조명한다. 앞으로 다룰 디자인 분야는 아이덴티티 광고 정보제품 공간 등이다.》

○ 아이덴티티 디자인

남자들은 예비군복을 입으면 멀쩡한 사람도 갑자기 우스꽝스러워진다. 운동 선수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자부심을 느낀다.

유니폼은 옷에 불과하지만, 입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유니폼뿐만 아니라 완장 같은 작은 상징물도 사람을 변모시킨다. 이것은 상징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기업과 브랜드가 상징 마크를 만드는 일에 수억∼수십억 원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유형의 물건을 생산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것을 팔고 사는 사람들을 소통시키고 자부심을 갖도록 해 준다.

그리고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준다. 그런 인식이 확산되면 값을 따지기 어려운 자산이 되는 것이다.

○ 광고 디자인

미국의 지형 지도가 아니라 미국 대도시의 인구 지도다. 좋은 정보 디자인은 쉽고 재미있게 정보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광고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은 깜깜한 곳에서 예쁜 아가씨에게 윙크를 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스스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겠지만 상대는 그것을 모른다.”

이 말처럼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에서는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대량생산 비즈니스에서 광고는 절대적이다.

○ 정보 디자인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복잡한 도시 생활, 수없이 다양해진 미디어로 인해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조금만 방심해도 미로 속에 빠지기 쉽다. 이때 정보 디자인이 방황하는 시민을 돕는다.

거리의 사인, 공항이나 대형 쇼핑가의 안내지도, 제품의 매뉴얼, 매일 사람들과 소통하는 휴대전화 화면, 컴퓨터 화면 속의 정보 구조, 관광지의 지도, 각종 안내 책자 등이 정보 디자인의 영역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지만 정보 디자인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21세기는 정보의 홍수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 제품 디자인

오늘날 기술의 평준화로 제품 경쟁력의 관건은 품질보다 디자인과 스타일이다. 품질은 기본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기능을 넘어 자신을 표현해주는 상징물로서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과 스타일은 표현 매체의 역할도 한다. 자동차 구매 기준의 순위에서 가격과 연비를 제치고 디자인이 1위를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공간 디자인

소비자들은 음식점에서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먹는다. 특정 브랜드 매장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문화를 느끼려고 한다. 백화점은 소비자가 오랫동안 머무를수록 매상이 높아진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만들어낸다.

상업 공간 디자인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매장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흠뻑 젖게 할 수 있는 장소다. 이에 따라 매장은 상품의 전시장이 아닌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쇼룸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또한 디자이너의 앞선 감각이 아니면 도태되고 만다.

동아일보-디자인하우스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