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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진돗개와 삽살이는 가까운 친척

입력 | 2005-10-14 03:00:00


인간과 눈을 맞출 줄 알고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동물은 개 이외에는 별로 없다. 개는 오랜 세월 인간의 충직한 친구로, 때로는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 받아 온 동물이다. 하지만 귀여운 애완견의 조상이 흉측한 늑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매우 당혹스럽다.

개의 선조가 늑대라는 데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별로 없다. 하지만 가축화의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약 1만4000년 전 중동지역 의 늑대로부터 개의 가축화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2002년 12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는 늑대와 개에 대한 광범위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유전자 분석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개의 조상은 10만여 년 전에 살았던 아시아(중국) 늑대이며 이로부터 전 세계에 분포하는 모든 개가 갈라져 나왔다고 하는 내용이다. 사람의 아프리카 기원설처럼 개의 경우에는 아시아 기원설이 현재 정설로 인정 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토종개의 기원은 어디이며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와서 고유종으로 토착화됐을까. 겉모습이 다른 진돗개와 삽살개는 얼마나 가까운 사이일까. 4년 전 필자는 아시아 주변국 토종개와 진돗개, 삽살개의 유전자를 비교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진돗개의 경우 겉모습은 일본의 아키다견이나 기주견을 거의 빼닮았지만 유전자 차원에서는 삽살개와 가장 가까운 것이 아닌가. 또 진돗개와 삽살개가 모두 북쪽 시베리아와 몽고 지방의 토착개들과 혈연적인 친척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래전 북쪽 유목민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남하할 때 따라 내려온 중형 북방견이 정착해 우리 토종개의 주류를 형성하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진돗개와 삽살개는 지리산을 사이에 두고 다소 다른 모습으로 혈통이 나눠지긴 했지만 가까운 친척인 셈이다. 우리 개들의 유전자가 그들 기원에 관한 정보를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다가 유전공학의 시대를 맞아 이제야 그 비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홍 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 jhha@k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