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풍 ‘나비’로 인한 부산지역의 피해가 시민과 자치단체의 사전대비로 인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산시와 부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부상 1명이며 재산피해는 수십억 원에 그쳤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부산지역에서만 15명이 숨지고 6000억 원대의 직간접적 재산피해가 발생했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태풍 ‘나비’가 ‘매미’보다 약했다고 하지만 6일 하루 동안 기장군에 294.5mm 등 부산지역에 평균 강우령은 161.5mm이었고 순간 최대풍속은 1초당 40.5m로 만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 부산해양수산청 등은 2일부터 태풍 내습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고 각종 시설물과 재해예상지역을 꼼꼼히 점검했다.
2003년 수백 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던 부산항 부두운영사들은 컨테이너크레인의 안전성을 점검했고, 강서구 녹산공단 제조업체들도 생산설비를 옮기는 등 어느 때보다 태풍에 대한 대비를 서둘렀다.
부산시교육청도 이날 오전 임시휴교 권장조치를 취해 34개 초등학교와 103개 유치원이 휴교했고 대학도 야간강의를 휴강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시민들도 태풍 ‘매미’의 악몽을 떠올리며 대부분 일찍 귀가했으며 일부 하천과 해안지역 주민들은 범람과 해일을 우려해 위험지역에서 미리 빠져나와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울산
태풍 ‘나비’가 휩쓸고 간 울산은 1명이 실종되고 15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나비는 고갈 위기에 놓였던 울산지역 댐 대부분을 가득 채우는 등 ‘효자노릇’도 톡톡히 했다.
5, 6일 이틀간 북구 정자동에 622.5mm의 비가 내리는 등 울산 지역은 평균 350.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1991년 태풍 ‘글래디스’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치.
이 비로 인해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회야댐은 7일 현재 수위가 32.19m로 만수위(31.8m)를 넘었으며 사연댐은 58m(만수위 60.0m), 대곡댐은 115m(〃 120m), 대암댐은 50m(〃 48.21m)로 댐이 가득 찼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가뭄으로 7월4일부터 낙동강에서 취수했으나 5일 이를 중단했다. 낙동강 취수 중단으로 절약되는 원수대금은 하루 1300여만 원. 앞으로 4개월간 비가 내리지 않아도 상수도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상수도 사업본부는 보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