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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유시민, 엉뚱한건 그대"

입력 | 2005-09-06 11:36:00


친노(親盧) 성향의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가 ‘연정론 전도사’를 자처하는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을 향해 “최근 연정론과 관련된 유시민의 말과 행동은 별로 안좋다”며 “상대방을 매사에 논리로 제압하려는 이른바 ‘지적 권위주의’가 지나치다”고 쓴 소리를 했다.

정혜신 씨는 6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천하의 유시민을 어찌 당하랴마는’이라는 칼럼에서 “요즘 유 의원은 연정론의 본질과 노대통령의 선지자적(先知者的) 혜안을 설파하고 있는데, 자신이 말하는 진의를 금방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못내 딱하고 답답한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전교 1등 하는 학생이 70점을 못 받아 매를 맞는 학생을 보는 눈길과 같다”며 “그래선지 예전보다 더 날카롭고 단호하며 냉소적”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는 또 “논리적 설득의 측면에서 유시민은 독선적인 성향이 강해 어떻게 해서든 상대의 논리를 내 논리에 종속시켜야 속이 후련한 것처럼 보인다”며 “그렇다고 유시민 혼자만 말하고 다른 사람은 입을 다물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 의원은 연정론과 관련해 국민들과 노대통령이 역사의 선지자인지 아닌지 맞춰보자는 이른바 ‘선지자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선지자의 말을 금방 알아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민심’을 어리석고 딱하게 여기는 듯 한 발언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정론과 관련해 부정적 국민여론을 거론하는 야당을 향해서 여론조사를 금과옥조처럼 여기지 말라는 훈계도 튀어 나온다”며 “대통령의 정치적 행위를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언론인이나 지식인까지 싸잡아 ‘지적 만족감’ 따위로 규정하는 유시민의 태도는 수긍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독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홍보수석과 신임비서실장, 후원회장 등 최근 대통령 측근들의 언행이 여론과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것도 그런 비장함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물론 그 선두에는 유시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시민은 ‘사람들이 자꾸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듣기에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섰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엉뚱한 것은 사람들이 아니라 선지자를 자처하는 노대통령과 ‘선지자 게임’을 주도하는 유시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역구도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다른 문제들을 거론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대통령이 결정한 의제만을 선지자의 논리를 앞세워 최우선적으로 수용하라는 태도가 국민의 처지에서는 불편하다”고 꼬집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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