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까지 포함해 장장 열흘 동안 휴가를 즐기고 돌아온 이종민(30·웹 디자이너) 씨.
산과 바다를 누비며 밤을 밝혀 치열하게 놀았다.
업무복귀 첫 주 내내 허리통증과 피부화상으로 물리치료를 받은 이 씨.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몸은 천근만근이다.
어른들만 휴가후유증을 겪는 게 아니다.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겪는 ‘방학후유증’의 여파도 만만치 않다. 》
○ 피부, 관리 안하면 후회한다
벌겋게 달아올라 세 겹째 각질이 벗겨지고 있는 피부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물을 하루 7∼8잔 정도로 충분히 마시고 보습로션을 발라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준다. 차가운 우유나 오이로 팩을 하는 것도 좋다.
물집이 잡힐 정도라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염증이 생겨 곪을 수 있으므로 일부러 물집을 터뜨리거나 각질을 잡아 뜯지 않는다. 얼음물 또는 차가운 식염수에 거즈를 적셔서 하루 두세 번 20분씩 찜질해 준다. 물집 위에는 직접 연고를 바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피부가 ‘타는’ 것은 자외선에 대한 인체의 방어 작용 때문. 자외선의 자극은 자연 차단제인 멜라닌 색소의 합성을 촉진한다. 멜라닌은 모든 파장의 빛을 차단하며 특히 자외선B에 대한 차단 효과가 크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랐다 하더라도 늘 빛에 노출돼 있는 눈 주위와 볼, 코 등에는 휴가 뒤에 기미 주근깨가 생기기 쉽다. 피부 잡티는 치료하지 않으면 금세 넓게 번지므로 발견 즉시 피부과를 찾는다. 피부 속 탄력섬유 손상을 회복시키면서 잡티를 진정해 주는 비타민A 유도체가 주로 처방된다. 두세 달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검게 태운 피부는 회복되면서 흉한 얼룩이 남기 쉽다. 미백 크림을 발라주면 피부를 깨끗이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역시 자기 전에 3개월 정도 꾸준히 발라야 한다.
○ 컨디션 회복,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휴가 중에는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허리나 목 등에 통증이 생기기 쉽다. 장거리 운전도 후유증을 남긴다. 휴가를 마치고 곧바로 고된 업무에 복귀할 경우 통증이 악화돼 오래 고생할 수도 있다.
휴가 후 생긴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소 모르고 있던 몸속 질환이 무리한 생체리듬 변화 때문에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떨쳐내지 못한 무기력감은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서 근무해야 하는 사무직 종사자 또는 하루 종일 운전해야 하는 사람은 1시간 이상 계속해서 앉아 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눈치가 좀 보이더라도 30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기지개를 펴자.
늦은 술자리는 업무복귀 후 1주일 동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10∼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
평소 꾸준히 해오던 운동을 휴가 내내 쉬었다면 갑자기 다시 시작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처음 한 주 동안은 스트레칭 위주로 하면서 천천히 운동량을 높여야 한다.
잘 때는 베개를 낮춰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무릎 밑에도 얕은 베개를 고여 목과 허리 근육이 이완될 수 있는 자세를 취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 교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이홍식 교수)
○ 여행후 아이몸 체크 필수
평소 익숙하지 않던 자연 속으로 가족여행이나 단체캠프를 다녀왔다면 세심하게 몸 상태를 점검해 주는 것이 좋다. 일찍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도 아이가 숨기거나 대수롭지 않다고 방치하면 오랫동안 부모와 아이를 고생시킬 수 있다.
“여름방학에 아이를 시골 친척집에 보내기만 하면 온 팔다리가 퉁퉁 붓고 곪아서 돌아온다”며 속상해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벌레 물린 자리를 긁어서 생긴 상처에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긴 ‘농가진’인 경우가 대부분.
농가진은 3∼13세 어린이에게 잘 나타난다. 처음에는 붉어진 피부 위에 지름 1cm 미만의 노란색 물집들이 돋아난다. 물집 주위가 몹시 가려운데 조금만 긁어도 쉽게 터져 진물이 나고 딱지가 앉는다. 환부에 닿았던 손을 통해 몸 전체로 퍼지거나 친구나 형제에게 옮기기 쉽다.
손톱을 깨끗이 깎아주고 손을 늘 깨끗이 씻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를 긁지 못하도록 양 손에 두툼하게 붕대를 감아 주는 것도 급한 대로 효과적인 전염 예방법이 될 수 있다.
드물게 신장염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발견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몸과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가 어렵지는 않다.
○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의 유혹
팔다리에 꽃가루나 노랑나방의 가루가 묻어서 생긴 접촉성 피부염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번거로워진다. 처음에는 가렵기만 하다가 붉은 반점이 생긴다. 눈의 결막염이나 목 통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역시 환부를 긁거나 문질러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가려움증과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찬물로 부드럽게 씻어내야 하지만 그 뒤에는 가능한 한 물이나 비누를 자주 대지 않는 것이 좋다. 소독 후에 병원에서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크림을 하루 2∼3회 발라준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