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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아들이 이라크서 죽었는가” 부시에 면담 요구

입력 | 2005-08-13 03:00:00


“왜 내 아들이 이라크에서 죽었는지 말해 달라.”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 신디 시핸(48·사진) 씨. 그는 미국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휴가 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11일 엿새째 시위를 벌였다. 시핸 씨가 ‘나홀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전국에서 이라크전 전사자 가족과 참전용사 등 50여 명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목장 주변에는 이들이 묵는 천막이 등장했고 길가에는 수십 개의 하얀 십자가가 세워졌다. 꽃과 음식으로 위로와 지지를 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시핸 씨는 인터넷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핸 씨의 아들 케이시 시핸(당시 24세) 상병은 전문대에서 연극을 전공한 뒤 2000년 육군에 자원했다. 그는 이라크에 배치된 지 1주일 만인 지난해 4월 4일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동료대원 7명과 함께 전사했다.

시핸 씨의 시위는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전단체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이 시핸 씨를 만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파들은 시핸 씨가 이라크전 반대 세력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시핸 씨는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을 만났지만 대통령은 마치 그 자리를 파티장소로 착각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서실 차장은 6일 시핸 씨를 만났다. 그러나 시핸 씨는 의미 없는 만남이었다며 부시 대통령을 만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가족을 잃은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이라크에서 철수하면 적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인 만큼 반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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