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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전재산 사회 환원 이종문 美 암벡스 회장

입력 | 2005-06-06 03:03:00

아시아 소사이어티 선정 ‘2005 올해의 인물’상을 받은 이종문 암벡스 회장. 연합


“종업원과 사회의 도움으로 일궈낸 재산을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것은 부끄럽고 치사한 행동입니다.”

미국에서 성공한 대표적 아시아 기업인의 한 사람인 이종문(李鍾文·77) 암벡스(AmBex) 회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선정 ‘2005년 올해의 인물’ 시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앙대 법대를 졸업하고 종근당제약 전무까지 지낸 뒤 1970년 도미(渡美)한 이 회장은 1982년 54세의 나이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 시스템스’를 설립해 애플컴퓨터와 IBM의 호환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를 창조해 온 입지전적 인물.

이 회장은 1995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주식 전부를 출연해 ‘이종문재단’을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장학, 문화 지원 등 사회사업 활동을 활발히 해 오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주식평가액은 4000만 달러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문재단’이 지원하는 돈은 한인 학생 장학금이나 ‘북한 사람들에게 세계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재단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올해의 인물’ 시상식이 끝난 뒤 교포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전 재산을 공익재단이나 사회에 환원하고 아내와 함께 보통 시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녀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고 재단 일에도 관여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환원에 대한 그의 뜻은 그만큼 확고하다. 그는 1994년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미술관이 재정난에 빠지자 개인 기부로는 최고액인 15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평소 이 회장은 “미국에서 아시아가 유럽에 뒤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아시아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