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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민감한 사춘기 뇌도 민감해져

입력 | 2005-05-27 03:05:00


청소년은 사춘기에 왕성하게 성장하고 신체가 급격히 변한다. 이런 생리적 변화에 관한 해답은 늘 호르몬에 있다. 성장호르몬의 증가로 키가 훌쩍 커지는 것은 물론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어깨가 쩍 벌어지고 여성은 에스트로젠 때문에 월경주기가 시작되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난다. 그러나 사춘기의 생리적 변화를 총괄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뇌이기에 결국 사춘기는 뇌에서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오랫동안 청소년의 뇌는 어른의 뇌와 거의 유사하다고 여겨져 왔다. 뇌 신경세포는 출생 직전부터 급격히 성장하며 출생 후 2, 3세까지 대략 성인의 두 배 정도로 신경세포 수가 늘어난다. 이후 이런 성장이 서서히 줄어든다는 것. 그러나 이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정신건강연구소가 수행한 ‘뇌 발달 지도’ 프로젝트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뇌는 유아기에 버금가는 ‘뇌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경세포의 숫자가 늘어나고 이들끼리의 연결(시냅스)이 증가해 신경망이 복잡해진다는 것.

특히 ‘사고의 뇌’라고 불리는 전두엽 부위의 신경세포가 사춘기에 가장 왕성히 성장한다. 전두엽 바로 앞부분인 전전두엽은 창의력 기획력 추론 지능 작업기억에 깊이 관련돼 있고 충동을 억제하는데 관련된 중요한 부위이기에 ‘뇌의 CEO’라고도 불린다. 이와 같은 전두엽의 ‘리모델링’은 청소년기가 창의력을 발달시키는데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시사한다.

청소년기에 뇌의 정보 전달 속도가 상당히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새로운 정보에 매우 민감하고 외적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 역동적인 상태라는 의미다.

청소년은 겉모습은 어른처럼 보이지만 뇌 발달의 측면에서는 아직 성인이 된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이 변화의 시기를 잘 헤쳐 나가도록 하는 것은 어른의 몫이다. 또한 청소년의 창의력 교육은 물론 청소년 선도 등 각종 교육방책도 앞으로는 뇌 발달 패턴에 관한 신경생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김경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과학기술부 뇌기능프런티어 사업단장

kyungji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