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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국왕이 王政마감 나섰다

입력 | 2005-03-29 18:48:00


히말라야의 소왕국 부탄에서는 지금 새로운 실험이 한창이다.

국왕이 직접 나서서 왕정을 마감하고 다당제 민주주의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 초안을 마련하는 등 위로부터의 민주화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면적 4만7000km², 인구 69만 명(2003년)의 작은 불교 왕정 국가인 부탄에서는 27일부터 새 헌법 초안에 대한 여론조사가 시작됐다.

모두 34개 조항으로 구성된 새 헌법에 따르면 정치체제는 하원(75석)과 상원(25석)의 의원내각제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2개 정당이 총선을 거쳐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국왕이 국가원수이기는 하지만 의회의 4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강제퇴위(탄핵) 당하게 된다.

놀라운 점은 탄핵조항이 담긴 헌법 추진에 가장 앞장선 사람이 바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50·사진) 국왕이란 사실이다. 1972년 즉위한 왕추크 국왕은 “국가의 주권과 안정은 국왕보다 더 중요하다”며 4년 전 헌법기초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점진적 민주화 정책을 일관되게 펼쳐 왔다.

올해 말로 예정된 국민투표를 통해 새 헌법이 발효되면 부탄은 왕추크 왕조가 들어선 뒤 약 100년간 지속돼 온 군주제를 마감하고 의회제 민주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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