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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이국적 소리 녹여서 들려드려요”

입력 | 2005-03-08 19:03:00

최근 데뷔 앨범을 낸 8인조 혼성 퓨전 밴드 ‘두 번째 달’은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음악을 토대로 한 음악을 시도했다. 왼쪽부터 박진우(베이스) 백선열(드럼) 김현보(기타·만돌린) 린다 컬린(보컬·기타) 최진경(키보드·멜로디언) 박혜리(키보드·아이리시 휘슬) 조윤정(바이올린) 발치뇨 아나스타치오(보컬·퍼커션). 안철민 기자


《달이 두 개라면 어떨까. 8인조 혼성 퓨전밴드 ‘두 번째 달’의 음악은 이러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3세계 음악인 월드뮤직을 추구한다. 이들이 지난달 21일 발매한 데뷔 앨범 ‘두 번째 달’에는 아프리카 리듬, 아랍의 전통 북소리 등 다양한 이국적 소리들이 녹아 있다. ‘두 번째 달’은 신인 밴드지만 다양한 음악적 경력을 쌓은 멤버들이 모였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등의 음악 작곡에 참여한 리더 김현보(기타·만돌린)가 2004년 1월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을 다양한 접근법으로 들려준다’는 취지로 알음알음 수소문해 멤버들을 모았다.

‘그녀의 여름’이란 곡으로 2000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진우(베이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박혜리(키보드·아이리시 휘슬), 드라마 음악 작곡가 최진경(키보드·멜로디언), 드러머 백선열,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조윤정, 아일랜드 출신의 린다 컬린(보컬·기타), 브라질 출신의 발치뇨 아나스타치오(보컬·퍼커션)가 멤버들이다. 이들 중 5명은 작곡에도 참여했다.

첫 트랙 ‘여행의 시작’은 ‘두 번째 달’의 상상 여행으로 들어가는 관문. 북소리와 아나스타치오의 구음이 아프리카 부족의 축제를 연상시키는 흥겨운 곡이다. 피리 소리 같은 아이리시 휘슬이 앨범 전체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린다. 아프리카의 타악기와 켈틱 음악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서쪽 하늘에’는 지난해 방영된 MBC 드라마 ‘아일랜드’의 테마곡. 이들의 이름을 처음 알린 연주곡이기도 하다. 바이올린을 거칠게 연주해 투박하면서도 애절한 소리를 낸 전주가 인상적이다. 전형적인 아이리시 음악 느낌이 묻어 나온다.

‘이클립스 오브 더 레드 문’은 중동 음악의 분위기를 낸다. 중동지방 전통악기인 다부카(북의 일종) 소리가 전편에 흐른다. 멜로디언 소리가 상큼한 샹송 느낌의 ‘더 보이 프롬 원더랜드’, 탱고 리듬이 흥겨운 ‘고양이 효과’도 ‘두 번째 달’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서쪽 하늘에’를 라틴풍으로 편곡해 아나스타치오가 포르투갈어로 노래를 부른 마지막 트랙 ‘세우 도 웨스트’와 원곡을 비교해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더 김현보는 ‘두 번째 달’의 음악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음악을 들으면 그림이 그려진다고들 하더군요. 다른 민속음악을 잘 모르면서 접목을 시도해 음악적 깊이가 얕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뮤지션도 있구나’라는 인상만 줄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멀티 컬처럴(multi cultural)하다는 개념 자체에 만족하니까요.”

‘두 번째 달’은 4월 9일 오후 4시와 7시 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갖는다. 3만 원. 02-559-1333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