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세기 말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덥거나, 적어도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0일 전망했다.
‘덥다’는 뜻은 지구 전체의 연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여름 기온이 어느 때보다 높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NASA 고더드우주연구소 제임스 한센 박사는 이날 “2005년은 기온측정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온실가스와 수증기가 증가하면서 지구로 흡수되는 태양 에너지가 늘어나고 △적도 부근 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현상이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30년간 지구는 강력한 온난화가 지속되었다”며 “기온변화는 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온실가스는 주로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으로 지구로 유입된 태양 에너지가 우주로 반사되지 않고 남아있도록 가둬놓아 기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998년이 가장 높았고 2002년, 2003년, 2004년이 2, 3, 4위를 차지하며 계속 높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네 번째로 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해 세계 연평균기온은 14도로 1951∼1980년의 평균기온보다 0.48도 높았다. 가장 더웠던 1998년의 연평균 기온은 14.54도.
한편 스웨덴 스톡홀름대 안데르스 모베리 박사도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1990년 이후 나타난 온난화에 필적할 만한 기온변화는 지난 2000년간 나타난 적이 없었다”며 “인간의 개입으로 생긴 온난화 현상은 이미 자연적인 주기를 벗어났다”고 경고한 바 있다.
1951년부터 1980년까지의 평균기온을 0으로 보았을 때 2004년 지구 평균 기온의 증감. 짙은 붉은 색으로 표시된 알래스카와 남극, 중앙아시아 지역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