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천/경기]포커스 피플/인천지방경찰청 밴드 ‘폴리스 라인’

입력 | 2005-01-21 19:06:00


“소외된 이웃에게 생동감 있는 음악을 들려주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또 시민들이 생각하는 경찰의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1일 밤 인천 남구 관교동 연습실. 인천지방경찰청 소속 남녀 경찰관 4명이 악기를 연주하며 화음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해 9월 음악밴드 ‘폴리스 라인’을 결성한 이들은 2월부터 구치소와 양로원, 보육시설 등을 방문해 음악과 함께 선물도 나눠주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밴드 결성은 기획예산계에 근무하는 이지은 경위(여·27·드럼)와 정영제 경장(32·기타)이 주도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이 경위는 학창시절 락 그룹의 리더이자 드러머로 활동했으며 서울 신촌의 대학가 카페에서 수차례 공연을 갖기도 한 ‘끼 있는’ 여성 경찰관. 정 경장도 고교 때 기타를 잡기 시작해 1993년까지 연주활동을 했던 뮤지션 출신.

“무대에 한 번이라도 서 본 사람은 그 맛을 절대 잊지 못해요. 언젠가 다시 한번 공연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늘 갖고 살아가지요.”

성악을 전공한 보안과 김성식 경사(40·보컬)와 대학시절 보컬그룹에서 활동했던 남동경찰서 유성철 순경(27·베이스기타)이 합류했다.

한 달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퇴근 후 호흡을 맞춘 이들은 결성 한달만인 지난해 10월 인천경찰청 대강당에서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그대로 그렇게’, ‘연’,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1970, 80년대의 히트곡 15곡이 연주되자 동료경찰관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관객들이 낸 성금은 연수구에 있는 장애인보호시설 ‘평화의 집’에 전액 기탁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장애인보호시설인 명심원과 은광원 소속 청소년 110여 명을 대강당으로 초대해 ‘사랑 나눔 축제’를 개최했다. 공연후 회비 등을 모아 마련한 첼로와 컴퓨터프린터, 생활용품 등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이 경위는 “장애인 수용시설 등을 찾아가 음악을 들려준 뒤 목욕과 청소 등 봉사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연주가 끝난 뒤 청중들이 보내주는 박수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