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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국무장관 라이스]“그녀 말은 부시의 뜻” …실세장관 기대

입력 | 2004-11-16 18:27:0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주말인 14일 워싱턴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50회 생일을 맞은 ‘콘디(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애칭)’를 위해 깜짝 파티를 열어 주었다. 주말이면 워싱턴을 떠나 캠프데이비드 별장을 찾는 부시 대통령이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방문으로 정신없던 ‘콘디’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이다.

라이스 보좌관이 국무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된 15일 워싱턴에서는 ‘라이스 국무장관’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적어도 한 가지에 대해서만은 평가가 일치했다. 역대 어느 장관보다 ‘실세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라이스 보좌관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의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 이후 그 누구보다 대통령과 가까운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를 법무장관에 임명한 것에도 비견된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의 측근 자문역 중 한 사람인 프레드 캐플런은 슬레이트닷컴에 기고한 칼럼에서 “외국 지도자들은 라이스 장관의 한마디 한마디가 대통령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사무국장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콜린 파월 장관은 국무부 외교관들에게서 점수는 많이 땄지만 자신의 구상을 미국의 정책에 제대로 반영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콘디의 국무부’는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4년 전 파월 장관이 지명될 때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던 것과는 확실히 대비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를 이끌었던 로렌스 이글버거 전 장관은 CNN에 출연해 “라이스 보좌관의 국무장관 발탁은 좋지 않은 선택(bad choice)”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라이스 보좌관은 파월 장관이 했던 것처럼 독자적 목소리를 가진 국무부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폄훼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누구보다 부시 대통령과 가까우면서도 가장 약체인 안보보좌관”이라고 묘사했다. 이 신문은 백악관 내부 얘기를 담은 책을 곧 출판할 작가의 말을 인용해 “라이스 보좌관은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파월 장관 사이에서 ‘어린애(baby)’로 통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