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연동 금융상품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이자는커녕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
시중은행이 내놓은 환율연동 정기예금의 수익률이 잇따라 0%로 확정되면서 고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상품은 환율이 일정 범위에 있으면 최고 연 7.5%의 이자를 보장하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면 만기와 관계없이 수익률이 연 0∼1%로 확정된다. 5월 이후 국민 하나 신한 외환 등 4개 은행이 모두 2000억원가량 팔았다.
환율이 1110∼1210원에서 움직이면 최고 연 7.5%의 이자를 주는 하나은행의 ‘환율연동 정기예금 1호’는 8일 환율이 1105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0%로 확정됐다.
신한은행의 ‘환율연동 정기예금 3차’ 상승형과 안정형의 수익률도 0%로 정해졌다.
국민은행의 ‘KB리더스정기예금 원-달러 환율 1호’는 지난달 말 수익률이 1%로 결정됐다. 환율이 기준범위(1125.20∼1223.20원)를 벗어났기 때문.
또 하나은행의 ‘환율연동 정기예금 2호’ 수익률은 현재 5%이지만 환율이 1097원 밑으로 떨어지면 이자가 한 푼도 없다.
한편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영향으로 5일 만에 상승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90원 오른 달러당 111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구두 개입과 함께 장중 달러 매입에 나서 환율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