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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화나트륨 北반입]北 화학무기 2500∼5000t 보유

입력 | 2004-09-24 17:39:00

평양 시내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미사일부대. 북한의 화학무기 발사 수단은 박격포부터 노동미사일까지 다양하며 한반도 전체를 유효사거리 내에 두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명백하고 현존하는 군사적 위협이다.”

안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화학무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핵문제에 가려져 군사쟁점으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화학무기 또한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 당국이 추정하는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2500∼5000t.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한국은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99년 말 화학무기 폐기에 착수했지만 북한은 아직도 CWC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1961년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화학화 선언’에 따라 연구 및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등 화학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70년대에 이르러 일부 품목의 독자생산체계를 갖췄다.

이후 김 주석은 80년 11월 당 군사위원회에서 “독가스 및 세균무기를 생산하여 전투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시했다. 화학무기 실전사용을 공식 선언한 셈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화학작용제는 시안화나트륨이 원료의 일부가 되는 타분, 사린 계열의 신경작용제, 질소겨자 등 수포작용제, 질식작용제, 혈액작용제, 최루작용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같은 화학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발사 수단도 보유하고 있다. 전방지역은 82mm 이상 박격포, 동시 대량 살포에 적합한 방사포(122∼240mm), 야포(122∼152mm) 및 단거리 미사일, 후방에서는 스커드, 노동미사일, 전투기, 폭격기 등을 이용해 남한 전역을 동시에 화학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의 화학무기 생산시설은 안주 청진 함흥 흥남 만포 신의주 순천 등 8곳이며 연구시설은 강계 등 4곳. 저장시설은 신음리 황촌 삼산동 사리원 등 7곳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생산시설에서 평시 연간 4500여t, 전시 연간 1만2000여t의 화학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 생산시설은 북한 전역에 고루 분포된 반면 저장시설은 전방에 전진배치된 것이 특색. 군 당국자는 유사시 화학무기를 실전에 즉각 투입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북한은 60년대 초 구소련의 지원으로 군단급 화학부대를 편성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인민무력부는 총참모부 예하에 2개의 화학연대를 편성해 화생방 작전능력을 강화했다. 92년 2월에는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전 주민에게 방독면을 보급하고 군인은 물론 준군사부대 요원과 민간인까지 화생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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