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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군정종식 D-30]美-유엔-과도委 정부구성 '동상이몽'

입력 | 2004-05-30 19:02:00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가 28일 이야드 알라위를 과도정부 총리로 추대한 직후 나온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발표 뒤 3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고 논평했다. 프레드 에카르트 유엔 대변인은 “우리가 기대했던 바는 아니지만 이라크인들이 동의하는 것 같으니 그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시간이 흐르면서 “환영한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총리 지명을 둘러싼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과도정부 인선을 놓고 IGC-미국-유엔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IGC가 미국, 유엔의 허를 찌르고 있다’는 제목 아래 인선 과정의 갈등을 보도했다.

대통령 지명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미국과 유엔은 수니파 지도자인 아드난 파차치 IGC 위원을 밀고 있지만 IGC의 상당수 위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파차치 위원은 친 서방적 성향으로 백악관이 선호하는 인물. 그러나 IGC는 미국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니파 지도자 가지 알 야와르를 밀고 있다.

총리 지명 때도 갈등이 나타났다. 총리 지명자를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의 몫. 그는 알 샤흐리스타니를 총리로 지명하려 했지만 IGC의 ‘망명객 클럽’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세 주체가 동상이몽이기 때문.

미국은 자신들의 뜻대로 정부가 구성되도록 IGC에 큰 권한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IGC 위원들은 ‘부역자(附逆者)’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또 이를 대중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은 가급적 정치색을 띠지 않은 사람들로 과도정부를 구성하려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정치인을 대거 포함시키려는 IGC의 입장과 충돌된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① 5월 31일까지 대통령 1명(수니파), 부통령 2명(쿠르드, 시아파), 총리 1명(시아파), 장관 26명으로 된 과도정부 및 2005년 1월 총선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② 6월 말까지 14개 정부 부처 독자적 운영권 이양

③ 6월 30일 미국,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 이양

④ 7월 존 네그로폰테 미국 대사 부임

⑤ 2005년 1월 말까지 275명의 국회의원과 18개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총선(직접선거) 실시

⑥ 2005년 10월 15일까지 헌법을 제정해 국민투표로 확정(쿠르드족 거부권 논란)

⑦ 2005년 12월 15일까지 헌법에 기초해 이라크 정식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⑧ 2006년 1월 1일 이라크 정식 정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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