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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혁신” 재계총수들 다시 뛴다

입력 | 2004-05-30 17:51:00


《대기업 총수들이 다시 뛰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가 마무리됐을 뿐 아니라 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간담회 이후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영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 대기업 총수들은 경영 혁신이나 현장 점검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그룹의 비전이나 성장 동력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조직문화의 혁신=“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겨 낼 수 있는 돌파구는 바로 혁신활동에서 찾아야 한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이 27, 28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경영혁신대회 ‘스킬 올림픽’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40여명과 임직원 1700여명 등에게 한 말이다.

구 회장은 “올해는 ‘혁신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강하고 역동적인 LG를 창조할 것’을 연초에 이어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는 ‘강한 의지’와 ‘승부 근성’으로 뭉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내 교육도 바꾸기로 했다. 예를 들어 승진 교육에 과락(科落)제를 도입해 과목별 기준 점수에 미달하는 임직원을 귀사 조치하고 추가 교육에서도 탈락하면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

LG는 1999년부터 진행해 온 계열 분리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화학과 전자·정보통신 등 양대 주력 사업에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세적 경영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중장기 경영전략 제시=이웅열(李雄烈) 코오롱 회장은 28일 중국 난징(南京)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 공장 준공식에서 주력 사업에 대한 중장기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고 재도약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이 자청해서 언론에 나선 것은 1996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코오롱이 선정한 핵심 사업은 전자 및 자동차용 섬유 소재, 고기능성 섬유, 스포츠 의류 사업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는 유기 발광소자(EL) 사업도 그룹의 신(新)성장 사업에 포함됐다.

이 회장은 “19일 충남 홍성군에 유기 EL 공장을 완공했고 오리온전기의 유기 EL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은 핵심 사업 육성을 위해 2008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자하고 현재 4조원대인 그룹 매출액을 2008년 7조원, 2010년 10조원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장은 “‘티슈진’이 개발 중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며 생명공학기술(BT) 관련 성장 엔진도 제시했다. 티슈진은 코오롱이 199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회사다.

▽현장 경영이나 기업 역할론 강조=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청와대 회동 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대표 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지원과 사회공헌활동 확대를 지시했다.

이 회장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2004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만찬을 할 예정이다.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은 청와대 회동 후 노사 및 경영 문제를 직접 챙기는 일이 잦아졌다. 앞으로도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현장 등을 찾아 임직원과 자주 대화할 계획이다.

최태원(崔泰源) SK㈜ 회장도 직원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최 회장의 구속과 소버린 사태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지켜 준 사원들에게 감사하고 ‘뉴SK’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경영 비전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난징=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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